미국이 은행에 2천5백억 달러를 직접 투자하는 구제금융 대책을 발표해 그 효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일단 급한 불은 껐지만, 앞으로 예상되는 경기침체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황승택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미국의 즉각적인 고강도 대책은 일단 시장을 공포에서 구했습니다.
부실자산 매입을 넘어 은행에 자본을 직접 투입하는 대책이 나오자 주가 하락세가 진정되고 자금시장 경색현상도 풀리고 있습니다.
벤 버냉키 FRB 의장은 이번 조치가 금융시스템의 신뢰를 회복시키고 경제를 견고하게 성장하는 쪽으로 되돌리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교수도 "처음으로 정책이 위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느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경제 상황은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금융 위기의 진앙지인 미국 주택 가격은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S&P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에 따르면 미국 20대 도시의 7월 집값은 1년 전보다 16.3%, 근래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9월에 큰 폭으로 감소한 자동차 판매가 10월에는 25년 만의 최저치로 떨어지리라 전망했습니다.
주택가격 하락과 소비 위축은 경기 침체가 길어질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미국 금융위기를 예측한 뉴욕대의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2,500억 달러로는 위기를 해결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며 정부가 은행 지분 매입을 배로 더 늘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월가의 비관론자 마크 파버도 2천500억 달러는 뜨거운 난로에 물 한 방울 떨어뜨리는 것처럼 무의미하다며 더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조만간 발표될 미국의 주택가격 동향과 소비, 생산 지표가 미국 경제의 현주소와 전망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전망입니다.
mbn뉴스 황승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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