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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웨덴 북한대사관 앞에서 성명 읽는 김명길 [사진 = 연합뉴스] |
미국과 북한 모두 협상 재개 여지를 남기긴 했다. 하지만 회담 결렬 후 미국 측의 '빈손 제안' 여부 등을 놓고 미국과 북한은 진실게임을 방불케 하는 책임 공방을 벌였다.
북한이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모라토리엄(유예) 파기 가능성까지 제기하며 연말 시한을 다시 제시, 당분간 긴장이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측 협상 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이날 오후 6시30분께 스톡홀름 외곽 북한대사관 앞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협상은 우리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결렬됐다"며 "이번 협상이 아무런 결과물도 도출되지 못하고 결렬된 것은 전적으로 미국이 구태의연한 입장과 태도를 버리지 못한 데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그동안 유연한 접근과 새로운 방법, 창발적인 해결책을 시사하며 기대감을 한껏 부풀게 하였으나 아무것도 들고 나오지 않았으며 우리를 크게 실망시키고 협상의욕을 떨어뜨렸다"며 "한 가지 명백한 것은 미국이 우리가 요구한 계산법을 하나도 들고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우리는 미국 측이 우리와의 협상에 실제적인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판단한 데 따라 협상을 중단하고 연말까지 좀 더 숙고해볼 것으로 권고했다"고 덧붙였다.
김 대사는 'ICBM·핵실험 중지에 대해서는 연말까지 유지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우리의 핵시험과 ICBM 시험발사 중지가 계속 유지되는가 그렇지 않으면 되살리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미국 입장에 달려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이번 협상에서 미국의 잘못된 접근으로 초래된 조미 대화의 교착상태를 깨고 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열 수 있는 현실적인 방도를 제시했다"며 '행동 대 행동'의 단계적 접근 기조를 재확인했다.
김 대사는 "싱가포르 조미 수뇌회담 이후에만도 미국은 15차례에 걸쳐 우리를 겨냥한 제재 조치들을 발동하고 대통령이 직접 중지를 공약한 합동군사연습마저 하나둘 재개했으며 조선반도(한반도) 주변에 첨단 전쟁 장비들을 끌어들여 우리의 생존권과 발전권을 공공연히 위협했다"며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는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고 발전을 저해하는 모든 장애물들이 깨끗하고 의심할 여지없이 제거될 때에라야 가능하다"고 체제안전 보장 및 제재 완화 요구를 거듭 확인했다.
다만 "조선반도 문제를 대화와 협상을 통해서 해결하려는 우리의 입장은 불변"이라고 밝혔다.
이와 달리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김 대사의 성명 발표 후 3시간여만에 이뤄진 성명 발표에서 김 대사의 결렬 선언과 관련해 "미국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을 가져갔으며 북한 카운터파트들과 좋은 논의를 가졌다"며 "북한 대표단에서 나온 앞선 논평은 오늘 8시간 반 동안 이뤄진 논의의 내용이나 정신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북측의 책임 제기론을 정면 반박했다.
그는 이어 "미국 대표단은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4개의 핵심사안 각각에 대해 진전을 이루기 위한 많은 새로운 계획에 대해 미리 소개했다"고 덧붙였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또한 스웨덴 측이 자국에서 2주 내에 북미간 실무협상을 재개하는 내용으로 초청을 했으며, 미국은 이를 수락한 뒤 북측에도 그 수락을 제안했다는 뒷얘기도 소개했다.
그는 "미국과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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