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폐렴으로 인한 5세 미만 아동 사망자가 8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세이브더칠드런이 12일 밝혔다. 이는 39초에 한 명 꼴로 사망한 셈이다. 대부분의 사망자는 2세 미만 아동에서 발생했다. 생후 1개월 안에 숨진 신생아의 수는 15만 3000명에 달했다. 세이브더칠드런과 유니세프를 포함한 여섯 개의 기관은 내년 1월 스페인에서 '아동기 폐렴에 대한 글로벌 포럼(Global Forum on Childhood Pneumonia)'을 주최하고 전세계 지도자들을 초청할 예정이다.
세이브더칠드런 영국의 케빈 왓킨스 사무총장은 "폐렴은 국제적 공조가 필요한 전세계적 유행성 질병이지만 사람들의 관심으로부터 잊혀졌다"며 "아동 수백만 명이 간단한 백신, 저렴한 항생제, 일반적인 산소 치료제가 부족해 죽어간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폐렴 위기는 의료 서비스로부터 배제된 결과"라며 "변명의 여지 없는 불평등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폐렴은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균에 의해 발병하며 감염된 아동은 폐에 가래 등 액체가 차올라 호흡 곤란을 겪는다. 2018년에는 폐렴으로 인한 아동 사망률이 다른 질병을 앞질렀다. 설사병으로 숨진 5세 미만 아동은 43만 7000명 이었으며, 말라리아로 숨진 아동 수가 27만 2000명으로 뒤를 이었다.
↑ 감염병으로 사망하는 5세 미만 아동 사망자 수. [자료 출처 = 세이브더칠드런]
헨리에타 포 유니세프 총재는 "매일 5세 미만의 아동 2200여 명이 치료와 예방이 가능한 질병인 폐렴으로 사망한다"며 "질병 퇴치를 위해서는 국제 사회의 강력한 의지와 투자 지원이 핵심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백만 아동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선 예방적이고 비용 효과적인 치료 개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폐렴은 예방 접종의 효과가 좋으며 적절한 시기에 진단이 이뤄지기만 하면 저렴한 항생제 만으로도 쉽게 치료가 가능하다. 그러나 수천만 명의 아동은 여전히 예방접종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증상을 보이는 아동 세 명 중 한 명은 필수적인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세이브더칠드런이 전했다.
세계백신면역연합의 사무총장 세스 버클리 박사는 "예방 가능하고, 치료가 가능하며, 진단도 쉬운 폐렴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아동을 사망케 하는 질병이라는
사실은 가히 충격적"이라며 "모든 아이들이 예방 접종의 혜택을 받기 위해서 갈 길이 멀다"고 밝혔다. 폐렴 치료를 위한 기금은 여타 질병에 비해 한참 부족하다. 5세 미만 아동 사망원인의 15%를 차지함에도 전세계적으로 폐렴에 배정되는 연구비 예산은 3%에 불과하다.
[김덕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