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가 올해 11·11(쌍십일) 온라인 쇼핑 축제에서도 천문학적인 규모의 거래를 성사시키면서 14억 중국인의 막강한 소비력을 다시 한번 세계에 과시했다.
12일 알리바바의 발표에 따르면 전날 24시간 동안 타오바오(淘寶)와 티몰 등 알리바바의 여러 전자 상거래 플랫폼에서 작년보다 25.7% 늘어난 2684억 위안어치(약 44조6000억원)의 상품이 거래되면서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알리바바가 주도하는 중국의 11·11 쇼핑 축제는 이미 원조 격인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보다도 훨씬 커졌다.
전날 알리바바의 하루 거래액만 해도 미국 아마존의 최근 한 분기 전체의 온라인 스토어 거래액보다 클 정도다.
다른 주요 전자 상거래 업체들과 백화점, 할인마트 등 오프라인 점포들까지 포함하면 중국의 11·11일 쇼핑 축제 규모는 훨씬 커진다.
2009년 알리바바가 11월 11일에 맞춰 할인 행사를 시작한 이래로 매년 쌍십일 거래 결과는 중국의 경제 성장을 이끄는 가장 강력한 엔진인 소비의 활력도를 보여주는 척도로 주목된다.
알리바바가 올해 쇼핑 축제에서도 중국 내수 시장의 힘을 보여주면서 무역전쟁으로 인한 소비 침체 우려를 어느 정도 떨쳐냈다는 평가도 있다.
그렇지만 11·11 쇼핑 축제의 양호한 실적이 중국의 급속한 경기 둔화 추세를 반전시키는 계기가 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외형적 성장 이면의 자세한 모습을 관찰해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 회사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매해 쇼핑 플랫폼을 인수한 뒤 피인수 회사의 실적까지 새로 반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년 대비 증가율이 다소 부풀려지는 효과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알리바바는 작년에는 동남아 지역을 기반으로 한 전자 상거래 업체 라자드를 인수했고, 올해는 왕이(網易)에서 해외 직접구매 사이트인 카오라를 인수했다.
아울러 할인 이벤트가 몰리는 특정일에 온라인 쇼핑이 집중되는 현상은 소비자들이 한 푼이라도 더 아껴 쓰려는 '절약 심리'를 반영한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
실제로 무역 갈등으로 시작된 미국과의 갈등이 전방위로 확산한 가운데 중국의 소비 심리는 악화하는 모습을 뚜렷히 보인다.
중국 소비자
중국 정부가 내수 확대에 기대를 크게 걸고 있지만 9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7.5%로 16년 만의 최저치인 지난 4월 수준에서 맴돌았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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