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도 '존엄사 논란'이 한창입니다.
17년 동안 뇌사 상태로 있던 여성이 인공 튜브를 제거한 후 사망한 사건이 논란을 격화시키고 있습니다.
강나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불의의 교통사고로 뇌사에 빠진 엘루아나 엔글라로의 생명을 17년간 연명해주던 인공튜브가 제거된 것은 지난주.
무의미한 생명 연장을 멈추게 해달라는 가족들의 요청을 법원이 들어준 후였습니다.
그러나 튜브를 제거한 날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이를 저지하는 긴급 총리령을 발표하며 존엄사 논란은 다시 가열됐습니다.
찬반양론이 갈리며 시위가 벌어졌고, 총리가 이끄는 중도 우파 정부는 환자의 인공 튜브를 제거하지 못하게 하는 입법을 서둘렀습니다.
그러던 중 엘루아나가 튜브를 제거한 지 나흘 만에 사망했습니다.
이탈리아 상원은 격한 비난이 오갔습니다.
▶ 인터뷰 : 콰글리아렐로 / 자유당 상원의원
- "엘루아나는 죽은 게 아니라 살해됐습니다. 이런 문제에서 타협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존엄사를 지지하는 쪽도 기세가 만만치 않습니다.
▶ 인터뷰 : 안나 피노키아로 / 민주당 상원의원
- "엘루아나의 죽음을 앞두고 있었던 정치적 행위들은 부당합니다. 콰글리아렐로 의원 말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이 슬픈 시점에 중도 우파 연합과 총리는 상스러운 행위를 했습니다."
가톨릭 신자가 많은 데다 교황도 이 문제에 깊은 관심을 표한 만큼 이탈리아에서 불붙은 존엄사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입니다.
mbn뉴스 강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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