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손해보험 인수전에서 배타적 우선협상권을 따내 본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는 KB금융지주에 벌써부터 '승자의 저주'가 우려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본 효율성 제고 등 은행·보험업 겸영, 즉 복합금융의 장점이 금융위기를 계기로 주주가치 훼손 등으로 희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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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컨설팅 회사 맥킨지가 1990~2001년 미국과 유럽 보험사들의 237건에 달하는 인수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 기간 유럽에서 보험사의 은행 인수 발표 후 1년간 평균 주가 수익률은 보험업 평균 주가 수익률보다 3.0%포인트 낮았다.
반면 보험사가 다른 보험사의 사업부문을 인수한 같은 업종 간 결합의 경우 인수 발표 이후 1년간 평균 주가 수익률이 보험업 평균 주가 수익률보다 0.8%포인트 높았다.
이런 사실은 LIG손보 인수를 위한 본계약 체결을 앞둔 KB금융지주, 우리은행 인수를 희망하는 교보생명에 적지 않은 시사점을 줄 것으로 보인다.
27일 전용식 보험연구원 동향분석실 연구위원은 맥킨지 조사를 근거로 은행·보험업 겸영 이후 주주가치가 훼손되는 몇몇 이유로 "인수비용이 과도하고 인수합병 이후 통합이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부실 시 업권 간 전이위험 확산도 배경으로 꼽았다.
통합을 어렵게 하는 요인 중 하나로 "은행과 보험사 간 문화적 차이"도 예로 들었다. 판매채널과 영업방식을 비롯해 근무방식 등의 차이가 통합의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것. 동일 업권 간의 결합이 주주가치를 제고하는데 보다 효율적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상호 주식 소유를 통한 은행·보험업 연계가 은행시스템의 불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008년 초 ING보험의 투자손실이 ING그룹으로 확대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프랑스·벨기에 합작 은행인 덱시아(Dexia)의 경우도 미국에서 사업하던 FSA insurance의 손실이 ING그룹처럼 그룹으로 전이됐다.
작년 말부터 국내은행에 적용되고 있는 바젤Ⅲ 등 강화된 자본
실제 2010년 12월 바젤Ⅲ 경량영향평가 결과, 바젤Ⅲ 적용 시 글로벌 대형은행들의 보통주 자본비율은 5.7%로 바젤Ⅱ 적용 시 보통주 자본비율(11.1%)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매경닷컴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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