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동 DMC 랜드마크 개발을 공개경쟁 입찰로 투명하게 진행하겠다고 천명한 서울시가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뤼디그룹 투자를 끌어들이는 과정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장위량 뤼디그룹 회장은 지난 22일 서울시청에서 만나 상암DMC 랜드마크 용지 개발을 위한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장 회장은 이날 투자에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했다.
향후 공개입찰로 진행돼도 반드시 참여하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뤼디그룹은 랜드마크 사업에 3조원 이상 투자할 계획이라고 흘리기도 했다. 이날 서울시는 뤼디그룹과 LOI 체결식을 공개적으로 진행하고 관련 자료를 배부하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서울시가 뤼디그룹에 투자우선권을 주는 내락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서울시가 사업을 투명하게 진행한다며 수의계약이 아닌 공개입찰 계획을 밝힌 터에 구체적인 입찰 일정도 제시하지 않고 특정 업체 한 곳과 LOI를 체결한 게 문제라는 지적이다.
랜드마크 개발 흥행에 유력 해외투자자가 참여하는 게 필수이긴 하지만 특정 업체를 부각시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얘기다. 서울시가 직접 대대적 홍보에 나선 마당에 다른 외국투자자가 선뜻 나서려 하지 않을 것이라는 염려다.
부동산 투자업계 관계자는 “서울시가 뤼디그룹을 공개적으로 밀어주려는 의도인 것 같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누가 추가 검토에 나설지 의문”이라고 반문했다.
2008년부터 진행했던 DMC 랜드마크 사업이 이번에도 무산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서울시 당국으로선 최선을 다해 투자 유치에 나섰다는 걸 보여주려는 포석이란 해석도 있다. 사업 무산에 대비해 빠져나갈 구멍을 미리 만들 속셈이라는 것. 이 같은 지적에 서울시 관계자는 “뤼디그룹 측 제안으로 LOI를 체결했다”며 “삼성·대우 등 국내 다른 기업들이 LOI 체결을 원하면 같은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울시는 공식행사를 통해 관심이 높아지면 개발업체들 참여를 유도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다.
DMC 랜드마크 사업은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 F1블록과 F2블록 등 2개 필지 총 3만7262㎡에 초고층 빌딩을 짓는 것으로 서울시는 2008년 서울라이트
서울시는 매각 흥행을 위해 건물 높이를 100층 이하로 낮추는 방안 등 다양한 규제 완화도 고려하고 있다.
[신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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