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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1월 2일(06:06)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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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그룹의 건설 계열사인 진흥기업이 최대주주인 효성과 채권단의 지원 속에 상장폐지를 모면했다. 재무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중인 진흥기업이 그룹의 도움 속에 위기를 피했고 일부 기존 투자자 역시 주가 급등에 따른 혜택을 누렸지만 건설경기 회복에 대한 우려가 여전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진흥기업은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 등 7개의 채권금융기관과 최대주주 효성을 상대로 각각 600억원, 총 12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보증 등으로 인해 지난해말 기준 사실상 자본잠식 상태에 있는 진흥기업을 살리기 위해 채권단이 최대주주(효성)의 투자를 전제로 같은 금액의 지원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말 기준 자본금이 473억원인 진흥기업은 지난해말 재무제표 기준 감사시 자본잠식 상태에 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진흥기업은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돼 증시에서 퇴출될 상황에 처한다.
이에 따라 효성은 지난달 30일 채권단에 앞서 진흥기업에 600억원을 투자해 지분율을 46.82%에서 59.62%로 늘렸다. 채권단의 출자전환과 유상증자 참여를 통한 투자는 2015년1월8일에 이뤄질 예정이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진흥기업에 대해 연말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자본잠식으로 인해 상장폐지가 될 상황이었다”며 “최대주주의 투자를 전제로 채권단의 출자전환이 같은 규모로 동시에 이뤄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진흥기업은 지난 2012년에도 채권단의 출자전환과 모회사의 도움으로 2100억원을 수혈받은 바 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인 진흥기업의 유상증자 신주 발행가격(2000원)이 현 주가보다 57% 가량 높게 책정된 점은 이례적이란 평가다. 유상증자시 현 주가보다 낮게 결정되는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진흥기업의 신주 발행가격은 기준가격 1269원보다 57.6% 할증된 2000원에 결정됐다. 신주의 상장 예정일이 각각 2015년 1월20일(효성 투자지분 3000만주)과 1월28일(채권단 출자전환지분 3000만주)이고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날(29일)의 종가가 1450원인 점을 감안하면 주가 상승 요인이 된다. 채권단의 또다른 관계자는 “자본잠식률을 떨어뜨리기 위해서는 자본금을 줄이고 신주 발행가격을 높여야한다”며 “채권단과 효성의 지분율이 90%에 달하는 상황에서 자본잠식을 해소하기 위해 발행가격이 할증돼 발행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진흥기업은 지난달 29일과 30일 이틀 연속해서 가격 상승폭까지 오른채 마감했다. 그러나 이런 점을 고려해 신규 투자에 나서는 것은 주의해야한다는 것이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채권단의 신주 발행가격이 현 주가보다 높다고 무턱대고 투자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며 “진흥기업이 결국 모회사와 채권단의 도움을 받아가면서 사업을 이어가는 것으로 볼 수 있어 본질가치에 대한 평가가 투자에 전제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말로 기업개선작업이 종료된 진흥기업에 대해 채권단은 기업개선작업을 2년 연장해 2016년말까지 경영 정상화 계획을 이행하기로 했다.
[강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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