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이런 대출자를 겨냥해 올해 업무계획 1순위로 ‘가계부채 구조개선 프로그램’을 29일 내놓았다. 이자만 갚으면서 빚은 그대로 두는 현행 변동금리 대출구조를 장기·고정금리의 분할상환 방식으로 적극 유도하기로 했다. 원금도 조금씩 갚아나가게 하자는 취지다. 대신에 고정금리 수준을 연 2.8~2.9% 수준으로 확 낮춘 상품을 내놓기로 했다. 현재 변동금리 대출자의 80%가 연 3~4% 수준임을 감안하면 크게 낮아지는 셈이다.
고승범 금융위 사무처장은 “기존의 변동금리·일시상환 대출을 장기·고정금리·분할상환 대출로 전환해 ‘빚을 갚아나가는 구조’를 정착시키겠다”며 “가계부채 총량을 늘리지 않으면서 대출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금리 위험과 만기상환 부담을 덜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대출구조를 바꾸면 이자부담액은 물론 중도상환수수료 부담과 소득세 절감 효과까지 ‘3중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밝혔다.
가계부채 구조조정 프로그램은 크게 두 종류로 진행된다. 원금 전액을 분할상환하는 방식과 원금 70%를 분할상환하고 나머지는 만기 때 한꺼번에 갚는 방식이다.
원금 70%를 분할상환하는 방식을 택하면 고정금리는 2.9%를 적용받는다. 매월 91만원의 원금과 이자를 내고, 만기에 6000만원을 일시상환하면 된다. 이자소득 공제도 대출기간 동안 합하면 1300만원가량이다. 금융위는 기존의 신규대출 상품인 적격대출을 확대해 올해 20조원 한도로 대출전환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초고령사회에 대비한 ‘고연령거치연금’ 상품도 나온다. 현행 거치연금은 50세를 전후해 최대 25년까지 연금을 받게 되는데, 정작 80세가 넘으면 보장을 받지 못하는 약점이 있다. 이 때문에 금융위는 80세 전후부터 연금을 받을 수 있는 고연령거치연금을 내놓을 수 있게 지원하기로 했다.
이석란 금융위 연금팀장은 “고연령거치연금은 장수위험 보장을 강화해 낮은 보험료로도 연금액 보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택연금과 의료비 보장보험을 연계하는 방안도 내놨다. 주택연금 가입 때 고객이 민간의료비 보장보험에 선택적으로
젊은이들이 학업이나 취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저금리 금융상품도 선보인다. 대상도 대학생 외에 20대 청년들로 확대했다. 미소금융재단과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한 ‘대학생·청년 햇살론’이다. 생활자금 대출을 기존의 연 6.5% 금리를 4~5%대로 낮춰 최대 8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송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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