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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금융위원회에서 보낸 현장점검 결과 회신서를 받아본 한국투자저축은행 관계자 말이다. 한투저축은행은 지난 1일 금융위 현장점검반을 만난 자리에서 건의사항 10여 건을 쏟아냈다. 당초 4시간가량으로 예상됐던 방문 시간은 대화가 길어지면서 다음날까지 이어졌다. 2주 후인 지난 17일 한투저축은행은 개인별 신용공여 한도를 확대하겠다는 내용을 포함한 일곱 가지 건의사항을 수용하겠다는 금융위 답신을 받았다.
금융위는 나머지 법령 해석이나 이해관계자 수렴이 필요한 부분은 추후 검토하겠다고 했다. 한투 관계자는 "건의사항이 최대한 반영됐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들 만족하는 분위기"라며 "후속 조치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금융위 현장점검반은 4월 첫째주에 신한은행·지주, 교보라이프플래닛, 악사자동차보험, 한투증권 등 6개 금융사를 방문해 건의사항 196건을 받았으며 그중 131건(66%)에 대한 답을 각각 회사로 보냈다고 20일 밝혔다.
"2주 내 회신을 원칙으로 하라"는 임종룡 금융위원장 지시에 따라 점검 결과는 금융사에 신속히 회신됐다.
금융위는 131건 중에서 71건(54%)은 수용하고, 33건(25%)은 추가 검토하는 반면 27건(21%)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견을 명확히 했다. 임 위원장은 20일 간부회의에서 "54%는 굉장히 높은 수용률"이라며 "금융관행 개선이 일회성이 아니라 제도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현장점검을 계기로 인터넷 보험 가입 절차가 대폭 간소해질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인터넷으로 보험을 가입할 때도 대면 계약과 똑같이 서류를 제출해야 해 불편했다. 보험업 감독규정이 채널 구분 없이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인터넷 보험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의 건의사항을 수용해 인터넷 보험 청약에 관한 보험 절차를 별도로 마련하기로 했다. 특히 고객에게 받는 가입설명서·상품설명서 등에 중복된 내용이 있는지 살펴보고 서류를 대폭 간소화할 방침이다.
이동훈 금융위 보험과장은 "인터넷 보험 청약 시 불필요하게 청구하는 서류가 많다는 건의를 받았다"며 "이번 기회에 인터넷 보험 가입 절차와 서류를 전면 점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개인별 신용공여 한도도 현행 6억원에서 확대하기로 했다. 아파트 담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용공여 한도 때문에 영업하기가 어렵다는 한투저축은행 의견을 수용한 것이다. 금융위는 상환 능력이 충분한 고객에 대해서는 개인별 신용공여 한도를 확대하는 식으로 규제를 완화할 방침이다.
한투증권에서 신탁업무를 취급할 때 대출도 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는 건의도 받아들였다
복합점포 내 보험사 입점을 허용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전업 보험사, 보험대리점 등 이해관계자 간에 의견 충돌이 있는 점을 감안해 좀 더 검토하겠다고 금융위는 밝혔다.
[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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