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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원유 선물 ETF의 경우 투자 구조상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비용 문제 때문에 유가 상승분만큼 제대로 따라가기 어려워 더 높은 성과를 노린다면 에너지 기업에 투자하는 ETF 선택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24일 매일경제신문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주요 원유 선물과 에너지·화학 ETF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이 연초 이후 지난 20일 기준 5.8% 상승하는 사이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WTI 선물 지수 추종 'TIGER원유선물' ETF는 오히려 1.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유가와 관련된 에너지·화학 기업들에 분산 투자하는 ETF들 수익률을 보면 'KODEX에너지화학'과 'TIGER에너지화학'이 나란히 36.6% 상승했다. 원유 선물 ETF보다 유가 관련 에너지·화학 ETF의 수익률이 월등히 앞선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미국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미국 뉴욕거래소(NYSE)에 상장된 대표적인 WTI 선물 투자 ETF인 'USO(United States Oil)'의 연초 이후 수익률이 -2.3%인 반면 대표 에너지 ETF인 'XLE(Energy Select Sector SPDR)'는 3.9% 올랐다.
그렇다면 원유 ETF가 유가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원유 ETF는 기초자산이 원유 현물이 아닌 선물에 투자하는데, 선물의 경우 매월 만기가 존재하고 따라서 매월 만기가 도래할 때마다 해당 선물을 팔고, 새로운 만기의 선물로 갈아타야 하는 구조다. 다음 만기물의 가격이 더 비싸다면 매월 선물을 갈아탈 때마다 투자자에게 가격 차이만큼의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유가 상승 시 원유와 관련된 기업에 투자하는 게 투자수익률 측면에서는 나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배재규 삼성자산운용 패시브본부장은 "유가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정유나 화학 등 에너지 관련 기업 ETF를 선택한다면 원유 선물 투자에 따른 비용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운용은 오는 28일 'KODEX 미국에너지(합성) ETF'를 거래소에 상장할 예정이다.
다만 에너지 ETF의 경우 유가 움직임뿐만 아니라 ETF 기초지수가 담고 있는 개별 기업의 인적·재무적 리스크가 동반되기 때문에 좀 더 변동성이 있다는 점은 감안하고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윤주영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 상무는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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