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통해 삼성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로 재탄생한 ‘통합 삼성물산’이 거래 첫날 시가총액 4위 기업으로 우뚝섰다.
1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물산은 전날보다 4500원(2.84%) 상승한 16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15만5000원까지 밀리기도 했지만 이내 오름세로 전환해 상승폭을 키워나갔다.
삼성물산의 시가총액은 30조9195억원으로 삼성전자(165조4172억원) 현대차(34조4733억원) 한국전력(31조2316억원)에 이어 시총 4위 자리를 차지했다. 3위인 한국전력과 시총 차이는 3000억원 가량에 불과하다. 합병으로 삼성SDS(6위·21조7432억원)와 SK하이닉스(5위·24조4609억원)의 시가총액을 넘어서게 됐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지난 1일 ‘통합 삼성물산’으로 공식 출범했다. 존속 법인인 제일모직은 15일부터 삼성물산으로 종목 명칭이 바뀌었다.
제일모직에 합병된 옛 삼성물산 주식은 지난달 15일 이후 한 달 동안 거래가 중지됐다가 이날 ‘통합 삼성물산’ 주식으로 새로 발행된 신주가 상장되면서 거래가 시작됐다.
새 삼성물산의 최대 주주는 지분 16.54%를 보유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이 5.51%씩,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86%의 지분을 각각 갖고 있다. 삼성SDI(4.77%) 등 계열사 지분까지 더한 최대 주주와 특수 관계자 지분은 40.26%에 달해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확보한 상황이다.
자사주는 전체 발행주식의 14.49%, 국민연금 지분율은 7%이다. 삼성물산 지분 2.2%를 보유하고 있던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합병 후 지분이 희석되면서 지분율이 0.6%로 낮아졌다.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와의 분쟁이 불거진 가운데 지난 7월 17일 주주총회에서 어렵사리 합병 결정이 나고 나서 제일모직 주가는 한동안 고전했다. 7월 16일 19만4000원이던 주가는 지난달 24일 12만8000원까지 급락한 바 있다.
이미 주가가 큰 폭의 조정을 받은만큼 이번 재상장을 계기로 통합 삼성물산 주가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삼성물산의 현재 외국인 지분율은 10.45%에 불과해 외국인들이 추가로 지분투자에 나설 여지가 있다는 관측이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대 주주, KCC, 자사주를 제외한 삼성물산의 유통 가능 물량은 30% 수준”이라며 “시총 1∼5위 기업의 외국인 지분율이 유통 물량의 50%를 모두 넘기 때문에 삼성물산의 외국인 지분율도 15% 이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7월 17일 이후 주요 증권사들이 제시한 통합 삼성물산 목표주가는 21만5000∼30만원 사이에서 형성돼 있다. 현대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은 30만원, 이베스트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각각 27만원과 25만5000원을 목표주가로 제시했다.
양형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이라는 브랜드 자산 가치는 15조원을 상회한다”며 “브랜드 소유권은 결국 삼성 홀딩스가 가져갈 것이기 때문에 브랜드 자산가치만으로도 삼성물산을 매수해야 할 필요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단기 주가 상승 여력은 크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삼성전자가 분할 되고 삼성전자 투자부문과 삼성물산이 합병할 가능성이 있다”며 “중장기 관점에서 삼성물산 주가가 하락할 경우 매수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만큼 삼성그룹이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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