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말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9일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화값이 대폭 하락(달러 강세)했다.
달러 대비 원화값이 다시 1150원대로 진입할 정도로 약세를 보이면서 내달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까지 달러 강세 기조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국내 채권금리는 상승세를 보였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값은 전 거래일보다 15.3원 떨어진 1157.2원에 장을 마감하며 지난달 8일 이후 한 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원화값 하락폭은 지난 8월11일 기록한 15.90원 이후 최대치다.
외환 전문가들은 올해 연말까지 강(强) 달러가 지속돼 원화값 하락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경팔 하나선물 시장분석팀장은 이날 “달러화가 추세적인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며 “내달 중순까지 원화값이 1209원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도 “최근 연준 위원들이 연내 금리인상 의지를 표명한 가운데 견조한 경제지표도 확인됐다”며 “강달러 지속에 따른 원화값 하락이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연말 이전 남은 변수는 향후 발표될 미국 경기지표와 중국 경기상황이다.
박준서 한국은행 외환시장팀장은 “미국 11월 경제지표 향방에 따라 미국 금리가 최종 결정될 것”이라며 “이와 연계된 연준 위원들의 발언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홍석찬 대신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중국 경기가 마지막 남은 변수”라며 “12월 FOMC가 열리기 전 중국 경제지표가 크게 꺾이면 미국 연준의 입장이 바뀔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채권 금리가 급등한 것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을 우려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채 선물을 대규모로 매도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금리가 하락하는 방향으로 베팅해 왔던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국내 기관 투자자들이 갑작스러운 금리 변동에 투자 손실이 늘어나자 손절매 물량을 쏟아낸 것도 시장 약세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연준의 제로금리 유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등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되면서 당분간 채권 시장에서도 변동성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상훈 KB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 관련한 언급이 없었던 지난 9월 FOMC와 시장 예상치를 하회한 9월 고용지표 발표 이후 미국의 금리 인상 확률은 20% 아래로 하락했지만 최근 자넷 옐런 의장의 ‘12월 기준금리 인상’ 관련 발언과 10월 고용지표 호조로 연내 인상 확률은 60%를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채권 시장 강세 재료로 작용했던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도 최근 들어 약화되는 모습이다.
지난 8월 이후 중국 증시 급락과 한국 기업들의 수출 실적 둔화가 가시화되면서 외국계 투자은행을 중심으로 하반기
[김효순 기자 /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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