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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원자재는 대부분 달러화로 표시돼 거래되는데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면 원자재값은 하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국 경기 둔화도 중대한 악재로 꼽힌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녹인(Knock-In·원금손실 기준)' 구간에 진입한 원자재 기초 DLS 발행잔액은 약 1조2000억원이다. 북해산 브렌트유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DLS 잔액이 6093억원으로 가장 많고 서부텍사스산(WTI) 원유를 기초로 발행된 DLS 잔액이 3357억원으로 뒤를 잇는다. 원유를 기초자산으로 한 DLS가 9450억원으로 78%를 차지한다. 이어 은을 기초자산으로 한 DLS 가운데 녹인이 발생한 발행잔액도 2548억원이다.
가장 원금손실 우려가 큰 것은 원유DLS다. 녹인이 발생한 원유DLS는 2013년과 2014년 WTI유의 경우 배럴당 평균 100달러, 브렌트유의 경우 배럴당 평균 110달러에서 발행된 상품들이다. ELS처럼 DLS도 만기 3년 동안 기초자산 가격이 발행 당시 기준가격 대비 50~60% 미만으로 하락하지 않으면 연 5~6%의 약속된 수익을 지급하는 구조다.
녹인이 발생한 DLS라면 만기 때 발행 기준가격의 80% 이상으로 회복돼야 원금손실을 피하고 수익 상환이 가능하다. 현재 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한 DLS가 원금손실을 면하려면 만기 때 유가가 최소 80달러 이상으로 회복돼야 한다는 얘기다.
문제는 국제유가의 2016~2017년 가격 전망이 어둡다는 데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최근 일제히 유가 약세가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데미언 쿠르밸린 골드만삭스 연구원은 지난 4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산유량 동결 발표 이후 보고서에서 "원유시장 수급 균형이 2016년 4분기 전에는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제유가가 지금보다 50% 더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특히 내년부터 미국과 이란의 원유 수출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유가 약세는 상당히 길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은DLS는 국제 은값이 지난해 11월에 온스당 15달러 초반까지 하락하면서 이미 발행액 기준 3000억원 이상이 원금손실 구간으로 진입했다. 현재 315억원의 원금손실이 확정된 데 이어 후년까지 1500억원가량 추가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상환되지 않고 남은 은DLS는 트로이온스당 평균 32달러 수준에서 발행됐다. 만기 때 발행 당시 기준가격의 80%인 26달러까지 회복되지 않으면 손실이 확정된다. 은값이 트로이온스당 10달러 선까지 하락하면 추가로 약 3000억원의 은DLS가 원금손실 구간으로 접어들고 예상손실액은 1700억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금DLS는 트로이온스당 평균 1600달러에서 발행됐다. 금값은 지난 2일 트로이온스당 1054.20달러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아직까지 녹인이 발생한 DLS는 없지만 국제 금값이 온스당 1000달러 밑으로 하락하면 원금손실 구간으로 접어들기 시작한다. 900달러까지 하락하면 약 1000억원, 800달러까지 하락하면 5000억원 정도 추가로 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한다. 이 경우 예상 원금손실액은 각각 431억원과 2417억원으로 추정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절대금액 자체가 크지 않아 발행 증권사의 경우 재무적인 유동성 리스크 등을 규제할 부분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지난 11월까지 DLS 발행 증가에 따른 증권사 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를 진행한
■ <용어 설명>
▷ 파생결합증권(DLS·Derivative Linked Securities) : 금 은 원유 등 원자재를 기초자산으로 발행하는 파생금융상품. 대개 3년 만기 동안 기초자산 가격이 발행 당시 대비 40~60% 미만으로만 떨어지지 않으면 연 6~10%를 지급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한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