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은 최근 몇년 가운데 가장 역동적인 ‘박스피(박스코스피)’의 모습을 보였다. 연초 1910선에서 4월 말 2289.54까지 모처럼만의 랠리를 펼치지기도 했고 지수가 2100선에서 1800선까지 수직 낙하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관심 밖에 있던 종목들이 새로운 시장 주도주로 부상했고 어떤 종목들은 시장에 큰 쇼크를 안기기도 했다. 다가오는 2016년에 대한 전망은 더욱 안갯속이다. 글로벌 경기나 국내 기업의 실적면에서 어느 때보다도 불확실성이 짙게 드리워져 있다. 매경닷컴은 앞으로 3회에 걸쳐 NH투자증권, 대우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등 국내 5대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을 만나 올 한해 증시를 되돌아보고 내년을 전망하는 기획을 다뤄본다. [편집자주]
“내년에 가장 유망한 종목 하나를 추천한다면…”
주가가 오를 것 같아 사면 떨어지고, 반대로 주가가 더 떨어질 것 같아서 팔고 나면 기다렸다는 듯이 반등하기 시작한다. 주식 투자에 경험이 있는 투자자라면 누구나 이같은 경험을 했을 것이다. 특히 올 들어 한미약품의 주가가 7배 넘게 뛰는 등 소위 ‘초대박’을 치면서 투자자들은 ‘제2의 한미약품’ 찾기에 더욱 몰두했지만 국내 증시를 덮친 대내외 악재 속에 번번이 고배를 마셔야 했다.
실제로 어떤 종목이 대박을 칠지 속단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국내 5대 대형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진흙 속에 묻힌 진주’를 찾기보다는 대형주 위주의 안전한 투자를 해야한다며 내년 유망 종목으로 삼성전자, LG화학, 녹십자, 코스맥스, 동아에스티, 매일유업 등을 추천했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이 추천한 삼성전자는 국내 주식시장을 이끌고 있는 시가총액 1위 ‘대장주’다.
이 센터장은 기본에 충실해야한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이미 시장에 잘 알려진 종목인 만큼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해도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휴대폰 부문의 이익 기여도 감소에도 불구하고 시스템LSI 사업 경쟁력 강화 및 NAND사업 이익증가로 반도체 부문의 안정적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확대에 따른 디스플레이 부문 역시 이익 증가가 예상되고, 지난 3분기 어닝시즌에서 밝힌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 등 장기 투자 매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의 신동석 리서치센터장은 LG화학을 꼽았다. 기존 화학 비즈니스의 안정적인 수익과 전기차 배터리 수요 증가에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지난 9월 폭스바겐의 디젤조작 사건 이후 전기차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확산되면서 앞으로 전기차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녹십자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 센터장은 “녹십자는 면역글로불린 제품인 IVIG(Intravenous Immunoglobulin)의 미국 허가 신청, 4가 계절독감백신 허가 등 지속적인 R&D(연구개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북미 혈액제제 사업의 수직계열화 및 사업 고도화도 추진하고 있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안정성을 되찾고 있는 중국 관련 수혜주를 담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나왔다.
현대증권의 이상화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성장 수혜주로 코스맥스, 동아에스티, 매일유업 등을 꼽았다.
안병국 대우증권 리
안 센터장은 “OPEC(석유수출국기구)에서 산유량 조정이 이뤄지지 않아 저유가 수혜에 따른 정유·화학업종이 상대적 강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 외 헬스케어와 화장품 업종의 성장세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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