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값이 하루만에 달러당 10.5원 급락하면서 5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일 종가보다 10.5원 오른 1227.1원에 마감했다. 이는 종가기준으로 2010년 7월 2일 1228.5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글로벌 달러화 강세와 국내 채권시장의 자금이탈이 달러당 원화값 하락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또 중국 인민은행의 위안화 가치 절하도 달러화 강세를 부추겨 원화 약세를 이끌었다. 아울러 이날 시장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카타르, 베네수엘라 등 주요 4개국이 산유량을 동결하기로 전격 합의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원화 약세를 부추킨 것으로 분석된다. 이란이 합의에서 제외됐고 감산이 아닌 동결에 합의 하면서 공급과잉 우려를 해소하지 못한 점이 국제유가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된 것이다.
또 지난 1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25% 인하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이 제시된 것도 기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면서 이틀 연속 원화 약세를 이끌었다. 달러당 원화값이 오전 중 급락하면서 외환당국의 개입에 대한 경계감이 조성돼 하락폭이 다소 조정됐다. 하지만 중국 인민은행의 위안화 절하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시 낙폭이 커졌다. 중국 인민은행은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 환율을 전일보다 0.164% 오른 달러당 6.5237위안으로 고시했다. 고시환율을 올린 것은 그만큼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린다는 의미다. 이렇게 되면 달러화 강세를 부추겨 원화 약세가 커지게 된다.
특히 최근 시장에서는 프랭클린템플턴의 채권 환매로 외국인 자본이탈이 본격화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프랭클린템플턴이 글로벌 차원에서 투자금회수를 하고 있는데 최근 한국 채권시장에서도 이를 팔고 환전까지 해 회수하면서 달러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원화 약세로 100엔당 원화값(재정환율)도 급락했다. 이날 오후 3시 22분 현재
[김효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