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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비구역 지정을 준비 중인 개포주공6·7단지 전경. [김재훈 기자] |
2일 강남구청 등에 따르면 14~15층 고층으로 이뤄진 개포주공 5·6·7단지가 최근 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정비구역 지정은 재건축 사업이 가능한 곳이라는 점을 해당 자치단체에서 인정받는 것으로 사업이 본격화하는 단계에 해당한다.
개포주공 5단지는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구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재건축 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의견청취안 원안이 채택됐다. 올봄 이후 재건축사업이 하나둘씩 궤도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말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던 6·7단지와 따로 사업을 하기로 결정한 지 4개월 만이다. 주공 6·7단지 역시 1월 21일 정비구역 지정·정비계획 수립안을 주민 제안 형태로 구청에 제출해 보완 과정을 거친 뒤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이달 '래미안블레스티지'(개포주공2단지 재건축)를 시작으로 6월에는 '개포주공3 THE H'(개포주공3단지 재건축)가 일반분양에 들어가는 등 개포 저층 단지 재건축 사업은 결실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재건축 바람이 고층 단지로도 옮겨붙은 모양새다.
올해 들어 부동산 시장이 주춤하면서 개포 일대 아파트 값이 면적별로 500만~1000만원가량 하락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저층 단지들 일반분양이 시작되는 3월부터는 시장 분위기에 따라 고층 단지들까지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업소들 말이다. 저층 재건축 단지들 일반분양 성적표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사업 진행 속도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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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층 재건축은 아무래도 저층 단지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 단지 거래를 많이 하는 한 공인중개업자는 "고층 단지들은 현재 용적률이 151% 선이라 재건축준비위원회들 말대로 용적률을 299.5%까지 올려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용적률이 68~80% 선인 저층 단지보다는 수익률이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는 8월께 수서발 고속철도(SRT)가 개통되면 강남과 송파·위례·강동·하남·구리 등 수도권 동북부 접근성이 더욱 높아지는 등 교통 호재에 대한 기대감이 아직 남아 있어 상승 여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개포지구는 1980년대 정부가 '집값 안정'과 '주택 대량 공급'을 목표로 만들어진 아파트촌이다. 개포시영, 개포현대, 개포경남, 개포우성 등을 제외한 1~7단지만 총 1만3345가구에 달해 웬만한 신도시에 버금간다. 올해 초 이주에 들어간 개포시영을 비롯해 주공 4단지·주공 1단지, 일반분양을 앞둔 주공 2·3단지·일원현대 등을 시작으로 10년 내 양재대로변 개포지구엔 저층 단지 재건축만 해도 1만5000가
박합수 국민은행 도곡PB센터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1~2월은 계절적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주택 경기가 잠잠하다 해도 교통 호재를 비롯해 신도시 규모급인 개포지구 일대 전체가 재건축을 통해 탈바꿈할 계획이다 보니 저층 단지에 이어 고층 단지에도 투자자들 기대가 쏠리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