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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선 이코노미스트 |
노무라증권 권영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홍콩 거시경제팀과 함께 최근 홍콩 부동산 시장에 관한 아시아 스페셜 리포트를 내고 "지난 2월 말 현재 홍콩 집값은 지난해 3분기 고점 대비 11%가 떨어진 상태"라며 "하지만 향후 내년 상반기까지 19% 더 하락할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홍콩 집값이 지난해 3분기 고점 대비 총 30%가 떨어져 3분의 1 토막이 날 수도 있다는 비관론을 편 것이다.
홍콩 부동산 가격 폭락은 통화·재정 안정성뿐만 아니라 홍콩 주식시장도 크게 흔들 수 있는 악재다. 홍콩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25%는 부동산과 관련된 건설 금융 개발업 등이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부동산 관련 세수도 전체 정부 세수의 30%를 차지하고 있고 은행권에서 부동산 관련 대출의 규모도 30% 선에 달한다.
노무라증권은 이런 상황에서 집값 추가 하락을 점치는 근거로 홍콩 금융당국이 집값을 희생해서라도 '달러 페그제'를 고수하려 할 것이라는 점을 들었다.
연초 글로벌 핫머니의 공격으로 홍콩 달러화 가치가 급락하고 홍콩 은행 간 대출금리(하이보·HIBOR)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자 홍콩 금융당국은 홍콩 달러가치를 지키기 위해 적잖은 비용을 치렀다. 달러페그제를 포기하게 되면 글로벌 금융허브로서의 홍콩의 위상은 무너지고 해외 자금의 급격한 이탈은 불보듯 뻔한 상황이다. 결국 금리 인상으로 자산가격이 하락하더라도 홍콩 금융당국으로서는 페그제를 지킬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권영선 이코노미스트는 "위안화가 한꺼번에 30% 정도 평가절하되거나 향후 2년간 미국 연준이 금리를 4%포인트가량 인상하는 등 최악의 경우가 나타날 때는 홍콩 집값이 60%까지 빠질 수 있다고 본다"며 "반면 미국 연준이 금리를 올리지 않고 중국 경제와 위안화가 안정을 보
노무라증권은 이에 따라 당분간 관련 주식들도 비중 축소를 권고했다. 홍콩의 부동산 관련주들은 최근 자산가치 대비 주가(PBV)가 역대 최저 수준인 0.6배까지 내려온 상태이지만 '지금이 살 때는 아니다'는 주장이다.
[한예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