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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04월 26일(06:0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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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0억원 규모의 국민연금 대체투자(블라인드펀드) 위탁운용사 자리를 두고 국내 사모투자펀드(PEF)들간 치열한 눈치작전이 시작됐다.
국민연금은 다음달 13일 블라인드펀드 운용사 선정을 위한 신청을 마감할 예정으로, 펀드레이징을 계획중인 PEF들은 이를 놓칠세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국내 최대 연기금인 국민연금의 운용사로 선정되면 다른 기관투자가들로부터의 자금모집도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올해 라지캡(Large-Cap) 부문에 총 5000억원을 2곳 이내의 운용사에(펀드 1곳당 2500억원 이내), 미드캡(Mid-Cap) 부문에 총 2000억원을 2곳 이내의 운용사(펀드 1곳당 1000억원)에 출자하기로 했다. 바이아웃 투자를 지향하는 운용사는 라지캡 부문에, 성장 단계 기업에 투자하는 운용사는 미드캡 부문에 주로 지원한다.
최근 펀드레이징을 추진하고 있는 대형 PEF들이 많지 않아 얼핏 경쟁이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지난해보다 선정 규모가 40%나 줄어든 까닭에 PEF들간 눈치 작전은 더 치열해졌다.
우선 올해에는 과거에 비해 라지캡 펀드에 지원할 운용사가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대형 PEF들이 재작년과 작년 국민연금으로부터 출자를 받았고 해당 펀드들의 소진율도 높지 않아 올해에는 대부분 지원하지 않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보고펀드에서 분사한 VIG파트너스가 라지캡 지원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VIG파트너스는 버거킹 엑시트(EXIT) 후 새로운 펀드를 결성해 운용 규모를 키우려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4호 펀드 결성을 위해 펀드레이징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진 MBK파트너스의 지원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MBK는 작년 아시아 최대 바이아웃 거래인 홈플러스 딜을 성사시키면서 지속적으로 활발한 투자를 진행해왔다. MBK가 지원할 경우 가장 유력한 선정 후보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 공통적인 시각이다.
반면 미드캡 부문의 경쟁률은 더욱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5000억원 이상의 대형 펀드를 결성하는데 부담을 느끼는 PEF들이 대부분 미드캡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KDB산업은행의 PEF 운용사로 선정된 하나금융투자PE와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 대신PE 등이 대체로 미드캡에 지원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들은 미드캡 경쟁률이 높을 것을 감안해 라지캡에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진대제 펀드로 잘 알려진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도 라지캡과 미드캡을 놓고 저울질중이다. 이들 중 한 PEF 대표는 "예년보다 경쟁이 치열할 것 같아 어디에 지원하는 것이 유리할지 아직 정하지 못했다"며 "막판까지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작년 지원했다 탈락한 LB인베스트먼트, SG PE, 아주IB투자 등이 재도전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편 H&Q, KTB PE 등은 소진율 등의 이슈로 지원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업계에서는 향후 몇 년 간 미드캡 부문 경쟁이 계속 치열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 PEF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PEF들이 투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소진율이 낮은 편"이라며 "출자 후 매칭이 어렵고 대형 딜도 많지 않은 상황에서 라지캡 지원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두순 기자 / 김효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