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개선에 힘입어 고공행진하던 철강주 주가가 최근 흔들리고 있다. 그동안 급등세를 이어오던 중국 철강 가격이 지난달 말부터 급락세로 돌아서면서, 업황과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불거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주요 철강업체들 주가가 크게 내렸다. 포스코는 지난달 말 24만500원이던 주가가 20만8500원으로 13.3% 하락했고, 현대제철은 6만2900원에서 5만5700원으로 11.4% 내렸다. 동국제강(-9%), 고려제강(-6.3%), 세아베스틸(-11.1%) 등도 주가가 하락했다.
철강주 주가를 끌어내린 것은 중국 철강 가격 급락이다. 대신증권과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주(4월 30일~5월 6일) 중국 철광석 현물 가격은 전주 대비 12% 하락한 t당 58.29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1년 이후 주간 기준 최대 하락폭이다. 이밖에 중국 내수용 열연제품 가격은 7.1%, 철근 가격은 5.5%, 철근선물은 9.5% 하락했다.
중국 철강 가격 하락의 1차 원인은 투기 세력의 이탈이 꼽힌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련선물거래소가 철광석 거래비용을 2배로 늘리고 증거금 비율도 인상하는 등 선물시장 투기 규제안 발표 이후 투기적 세력이 빠져나가면서 철강재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확실한 경기 전망도 가격 하락에 일조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종형 대신증권 연구원은 “4월 중국 제조업 PMI가 예상보다 부진하자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되며 철강 가격이 급락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중국은 전 세계 철강 생산량의 51%를 담당하고 있다. 중국 내수 시장의 철강가격 변동 추이가 시차를 두고 국내
이종형 연구원은 “8일 발표된 4월 중국 수출입지표도 예상치를 하회해 2월 중순부터 4월 중순까지 단기 급등한 중국 철강가격은 추세적 하락 가능성 높아졌다”며 “초강세를 보여 온 국내 철강 가격도 중국 가격 급락으로 하락 반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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