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보이는 지배구조-103]
매수청구가 인상 판결 의미
약 3개월 전 소액주주들의 손을 들어준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이 주식시장에 예상보다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통적인 방식대로라면 오너 승계 및 지분가치 인상을 위해 순순히 주가가 할인됐어야 했던 그룹 내 피인수 대상 기업들 주가가 오르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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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판결의 의미는 단순히 삼성물산 주주에 대한 보상금 차원이 아닌 지배구조 개편을 앞둔 수많은 재벌 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뿐만 아니라 오너 지분가치 극대화 논리에 피인수 디스카운트 우려가 제기됐던 기업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며 "지배구조 개편을 목적으로 합병을 준비하는 다른 기업들은 합병비율, 매수청구가격 산정에 더욱 신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판결로 인해 그룹들의 지배구조 개편 방식이 소액주주 입장을 반영하는 쪽으로 분위기 전환이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판결 후 3개월간 주식시장은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놀랍게도 지배구조 관련 이슈에 주가가 눌려 있었던 기업들이 크게 상승했다. 먼저 삼성그룹 금융지주사 개편 가능성에 매각설까지 돌았던 삼성카드는 6월부터 약 32% 상승했다. 5월 말 기준 3만8000원대였던 주가는 5만2000원까지 치솟았다. 특히 이달 초에는 유통주식의 18% 규모 자사주 매입으로 매각설을 잠재우며 대량 매수세가 몰렸다. 같은 기간 삼성물산은 20% 넘게 올랐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인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는 더불어민주당이 경제민주화 34개 핵심과제 중 하나로 기존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겠다고 밝힌 지난달 24일 이후 주가가 급등했다. 정의선 부회장 지분이 23%인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14% 올랐다.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 시 지주사 전환 동반 여부와는 관계없이 현대글로비스 주식 가치가 높아져야 한다는 건 변함없다. 법안 개정 리스크가 커질수록 현대글로비스 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방안이 구체화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역시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 방식의 그룹 순환출자 고리 해소에 같은 기간 7.5% 상승했다.
윤 연구원은 "과거에 막연히 피해주
[이용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