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고'가 국내에 출시되자 25일 관련 종목의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탔다. AR 산업 성장에 대한 기대감과 실적 연관이 적은 '테마주 열풍'이란 지적이 부딪히면서 주가가 흔들렸다.
하이소닉은 지난해 8월 포켓몬코리아와 캐릭터 라이선스 계약했다는 내용이 부각되면서 전날 상한가에 이어 이날 장중 23.74%까지 급등했다. 그러나 차익 실현 물량이 대거 등장하면서 상승폭을 반납하고 전 거래일 대비 0.33%(15원) 오른 4565원에 마감했다.
하이소닉은 포켓몬고가 국내에서 흥행할 경우, 관련 라이선스를 활용한 사업을 추진할 것이란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휴대폰 카메라 부품 생산에 주력하는 회사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급등세가 꺾인 모습이다.
라이선스를 취득한 것은 맞지만 포켓몬 캐릭터와 관련해 구체적인 사업 구상은 아직 없다는 게 회사의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미래 먹거리로서 캐릭터 사업을 활용할 수는 있다"면서도 "체결한 라이선스가 포괄적이라 사업 형태를 예측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아이엠도 AR·가상현실(VR) 관련 기술로 레이저 프로젝트 기술을 개발했다는 점이 관심을 받았지만 신제품은 아직 개발을 추진하는 단계에 있다. 이 종목은 전날 상한가를 쳤지만 이날은 장 막판 주가가 빠지면서 1.87%(90%) 떨어진 4729원을 기록했다.
한빛소프트는 상승세를 유지했다. 이 회사는 게임 '소울캐쳐 AR'을 1분기 내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R 형태로 나타나는 250여명의 역사적 인물을 수집해 도감을 완성하는 게임의 목표다. 한빛소프트는 전날 상한가에 이어 이날도 20.67% 급등했다.
금융투자 전문가들은 AR과 VR 산업의 발전에 대해 긍정적 입장이다. 새로운 기술을 적용해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IT기업들은 적극적으로 시장에 진출해 신제품을 내놓는 추세다. 정호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상현실시장에 대해 선제적으로 준비하는 게임업체에 관심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포켓몬고의 출시로 시작된 투기성 투자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 단순 기대감에 투자가 몰리면서 과도한 랠리로 이후 주가가 빠지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7월 포켓몬고가 전세계에서 흥행했을 당시 테마주로 편입됐던 종목들은 급등 이후 제자리를 찾아왔다.
게임회사인 엠게임은 같은 기간 6400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됐지만, 최근 20% 가까이 떨어졌다. 한빛소프트도 1만1000원까지 뛰었던 주가가 4200원까지 내려왔
포켓몬고는 인기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를 배경으로 한 AR 모바일 게임이다. 구글 사내벤처에서 출발한 나이앤틱(Niantic)이 개발해 전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했다. 한국 시장에는 전날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디지털뉴스국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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