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양 '슈퍼위크' 개막…전국 23곳서 열전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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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대출규제 전 집을 사겠다는 사람들이 줄을 선 `고덕 아르테온` 견본주택 풍경. [이윤식 기자] |
업계에 따르면 11월 첫째주에는 1만2210가구(공공분양·임대주택 등 제외)가 일반분양한다. 이는 올해 주간 단위로 가장 큰 규모다. 다음주에도 견본주택 15곳이 문을 열어 열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등 연말까지 대대적인 분양 장이 설 전망이다. 금리 인상이 예고되고 부동산 규제가 가시화하는 가운데 무주택 실수요자들에게 우호적인 제도가 갖춰지면서 전국 분양시장 성패에 관심이 쏠린다.
이날 문을 연 수도권·지방 청약 인기 지역에서는 신DTI 등 대출규제 이전에 집을 사겠다는 사람들이 몰려 문전성시를 이뤘다. 서울 강동·은평 정비사업장과 최근 청약 인기 지역으로 떠오른 인천 송도, 강원 속초, 전남 광주 외에 부산 동래·연제 일대 정비사업장에서 나오는 일반분양 물건을 둘러보기 위해서다.
서울 강동구 '고덕 아르테온(고덕주공3 재건축)' 견본주택은 문을 열기 전부터 수백 명이 줄을 섰다. 고덕 아르테온 분양 관계자는 "첫날 방문객은 총 1만2000명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송파구에서 전세를 살고 있다는 이 모씨(57)는 "가점은 어느 정도 자신 있지만 분양받으려면 대출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보니 신DTI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아파트를 사기 위해 온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영등포 '문래 롯데캐슬 뉴스테이'는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문래동은 입지가 좋아 임대 수요는 적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정부가 규제에 나서도 실수요자들은 임대보다는 매매를 통해 내 집 마련, 중장기 시세차익을 함께 노리려는 성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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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문을 연 `시흥은계지구 제일풍경채` 견본주택에는 하루에만 4500명이 몰렸다. [사진 제공 = 제일건설] |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건설사들로서도 내년 1월부터 적용되는 중도금대출 축소를 피해야 하다보니 서둘러 분양을 몰아치는 측면이 있다"며 "입지나 브랜드적 우위를 차지하는 단지에 대한 선호가 강하다"고 밝혔다.
분양 물량이 집중적으로 몰아치는 만큼 분양시장 양극화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분양시장에서는 정책 취지와 엇갈리는 이상 신호음이 울리고 있다. 정작 규제 대상이 아닌 외곽지역 시장부터 급격히 얼어붙는가 하면 부산·경기 지역에서는 '풍선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시장이 청약·대출 규제 등으로 투기 수요를 차단해 집값을 잡겠다는 규제 취지나 투기과열 양상이 불거지는 지역을 선별해 관리하겠다는 '핀셋규제' 방향과 다르게 움직인다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달아오른 시장을 잡으려다 취약한 지역부터 무너지는 셈이다.
우선 수도권에서는 투기세력이 규제를 피한 지역으로 옮아가는 풍선효과가 두드러지고 있다. 정부 규제를 비켜가며 투자 수요 쏠림이 벌어진 경기도 의왕시 백운밸리 일대는 실거주 임대 수요가 아니라 분양전환 후 시세차익을 노리는 인파가 몰렸다. '의왕백운밸리 제일풍경채 에코&블루'(이하 에코블루)는 민간임대지만 2024년 입주 시 분양전환가격을 미리 정하는 방식으로 공급돼 1순위 경쟁률 평균 43.7대1을 기록했다. 59㎡형 분양전환가는 4억800만원 선으로 작년 10월 말 의왕 시내 최다 청약자를 끌어모아 정당계약 5일 만에 완판된 '효성해링턴플레이스'의 전용 71㎡형 분양가(4억2000만원대)에 맞먹는 수준으로 높게 형성됐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의왕시는 중도금 대출·청약 규제를 비켜간 곳이지만 백운밸리는 백운호수 일대 각종 쇼핑몰 개발 호재 등이 몰려 최소 5000만원 이상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기 세력이 적지 않다"며 "에코블루 분양전환형을 계약하면 6개월이 지난 후 입주 전까지 분양권을 되팔 수 있다는 점(2회 명의변경 가능)을 노리며 몰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구와 함께 지방 분양권 전매투자 열풍을 이끈 부산에서는 규제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6·19 부동산 대책에 따라 청약조정지역이 된 동부산권 일광지구와 다음달 중순 이후 규제가 적용되는 서부산권 명지지구가 대조되는 행보를 보인 것이다. 26일 1순위 청약접수한 기장군 '일광신도시 비스타동원1차'는 1순위 평균 0.94대1로 일광지구에서는 처음(임대 제외)으로 미달된 반면, 지난달 21일 분양한 강서구 '명지지구 더샵 퍼스트월드'는 2000년대 단일 단지 이후 최다 청약자(22만9734명)가 몰려 139.4대1을 기록했다.
앞으로도 시장 양극화는 심해질 전망이다. 삼중 규제지역이긴 하지만 서울 영등포처럼 개발호재 기대가 커진 지역
[김인오 기자 / 김강래 기자 / 이윤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