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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기준으로 이들 업체는 42조원의 영업이익을 합작했는데 이는 2년 전(2016년)보다 2.5배나 증가한 수치다. 반도체·가전제품의 수출을 주도하며 수익성을 높여 가고 있지만 주가 측면에선 한국 증시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대접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 대표주인 IT 삼총사에 대한 국내외 악재가 과도하게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중장기 보유 전략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삼성전자는 30조5112억원의 영업이익으로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와 LG전자도 각각 9조9413억원, 1조8788억원으로 역시 최대 실적을 과시했다. 3개사는 이 같은 상반기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연간 영업이익 최대치를 나란히 경신할 태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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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18.7%를 차지하는 삼성전자를 포함한 IT 삼총사의 시총 비중은 23%에 달한다. 국내 증시 대표주이기 때문에 미·중 무역전쟁과 터키 통화가치 급락과 같은 외부 변수에 더 취약하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국내 기업의 터키 수출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에 불과해 과도한 반응이란 지적도 나온다.
실적이나 수익성 측면에서 삼성전자는 최고 우량주다. 상반기 30조원의 영업이익을 바탕으로 올해 연간 65조원의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이 종목은 올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이 21.4%에 달할 전망이다. 영업이익률이 50%에 달하는 반도체 사업 덕분에 이처럼 고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작년 ROE가 17.6%였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수익성이 더 높아지는 셈이다. 올해 코스피 평균 ROE는 11.3%다.
역대 최고 실적 행진 중이지만 이 종목은 국내외 '더블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이달 정부의 공정거래법 개정안 발표를 앞두고 삼성전자 주가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금융산업의 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이 개정되면 삼성 등 주요 그룹 금융회사가 비금융 계열사 지분율을 5% 이하로 낮춰야 한다. 삼성의 금융 계열사들은 삼성전자 주식 9.7%를 보유 중이다. 5%를 초과하는 지분이 대거 쏟아지는 오버행(대량 대기 매물) 악재가 주가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삼성전자나 삼성물산 주가는 실적보다는 정부 규제에 의해 제한을 받고 있는 실정"이라며 "국회에 계류 중인 보험업법 개정안까지 통과되면 삼성전자 오버행 악재는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상황에 외국계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매수에 주의하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꾸준히 내고 있다. 작년 11월 모건스탠리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에 대해 낸드플래시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며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이달에는 주요 기업들을 중심으로 반도체 재고가 늘고 있다며 반도체 업종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D램과 낸드플래시 반도체 점유율 1위 업체다.
SK하이닉스도 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보고서에 의해 사상 최대 실적이 묻히고 있는 실정이다. 실적 하락이 예상되는 낸드플래시 영업이익 비중이 미미하지만 해당 사업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제시될 때마다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3.4배로 코스피 평균(8.6배)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들어 고급 TV 등 가전제품이 잘 팔리면서 올해 예상 ROE가 12.7%에 달해 시장 평균치보다 수익성이 높다. 그러나 휴대폰 사업 적자와 연결 실적으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전자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83배까지 낮아져 역사적 저점 수준"이라며 "스마트폰 사업과 디스플레이에 대한 과도한 우려가 완화되면 주가는 반등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