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윤석헌 원장 취임 이후 첫 인사를 단행했다. 부서장 가운데 80%를 교체하는 대규모 인사다. 금감원은 10일 부국장·팀장 30명을 국·실장(급)으로 승진시키는 등 전체 국·실장 104명 중 83명을 새롭게 발령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이는 2008년 이후 최대 규모 인사"라며 "인사 적체를 해소해 젊고 활기찬 조직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윤 원장 뜻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금감원 인사에서는 '세대교체'가 눈에 띈다. 기존보다 국·실장 연령을 3~4세 낮췄다. 실제로 새로 승진한 30명 중 22명이 50대 초반인 1966~1968년생이다. 그 대신 1963~1964년생 국·실장 30여 명은 그동안 맡았던 보직을 내려놓게 됐다.
또 다른 특징은 '전문성을 중시한 배치'다. 그동안 금감원에서는 은행·보험·증권 등 업무 권역과 기획·조사 등 담당 업무를 일정 시기에 한 번씩 바꿔주는 게 관례였다. 한자리에 오래 있으면 피감기관들과 유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인기가 많은 권역·업무를 한 사람이 독식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번 인사에서는 이 같은 공정성보다 해당 직무에 대한 전문성이 중심이 됐다. 새로 국·실장으로 승진한 이상민 여신금융감독국장, 최상 회계관리국장, 김성우 은행리스크업무실장, 박진해 보험리스크제도실장 등은 모두 10년 이상 해당 부서에서 근무한 베테랑이다.
여성 2명을 국·실장으로 발탁해 남성 위주인 간부 구조도 개선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남은 팀장·팀원 인사를 2월 중순까지 실시할 계획"이라며 "능력과 성과 중심의 인사문화를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동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