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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모델링 단지들이 단지 규모에 따라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은 리모델링 추진을 놓고 갈등 중인 서울 강남구 대치2단지 아파트 전경. [매경 DB] |
1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개포동 소재 '개포우성9차'(232가구)는 이달 내부 철거를 마무리하고 착공에 들어갔다. 2014년 '청담아이파크'와 '청담래미안로이뷰'가 리모델링을 완료해 입주한 지 5년 만에 첫 리모델링 착공이 이뤄진 것이다. 개포우성9차는 1991년 입주해 올해 28년이 된 아파트다. 현재 전용 81㎡와 84㎡인 가구면적을 수평증축을 통해 106~108㎡까지 늘릴 예정이다. 포스코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단지 규모는 작지만 재건축 절차가 거의 마무리된 '개포주공1단지'를 길 하나를 두고 맞닿아 있고 개포고등학교가 바로 옆이라 입지가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송파구 오금동 '아남아파트'(299가구) 역시 재건축의 사업시행인가에 해당하는 행위허가를 받아냈다. 이 단지는 쌍용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이 밖에도 '잠원한신로얄'(208가구)이 서울에선 행위허가가 나길 기다리고 있는 단지로 꼽힌다.
이들 단지의 공통점은 가구 수가 적고 1~2동 규모여서 주민 동의를 얻기 쉽다는 점이다. 이와 반대인 중대형 단지는 상황이 좋지 않다. 강남구 개포동 '대치2단지'(1758가구)와 '대청'(822가구)은 리모델링 심의 절차 진도가 상당히 나간 상태지만,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타 단지 대비 용적률이 낮은 편(각각 174%, 182%)이라 재건축을 주장하는 측과 갈등을 빚으며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리모델링 붐'이 불었던 용산구 이촌동에서도 리모델링은 사실상 막혀 있다. 서울의 첫 대규모 단지 리모델링으로 주목받았던 '이촌 현대맨숀'(653가구)은 당초 작년 철거 및 이주를 예상했으나 조합원 반대 등 장애물이 많아 현재 이주 일정을 정확하게 잡지 못하고 있다.
5000가구 통합리모델링을 추진했던 한가람·강촌·코오롱·한강대우·우성 등은 사분오열된 상태다. 2036가구인 한가람 중심의 통합리모델링에 타 단지들이 반기를 들며 각자도생에 나섰다. 그나마 단지 규모가 다섯 개 단지 중에선 작은 편인 '한강대우'(834가구)와 '이촌우성'(243가구)은 별도의 리모델링 조합을 설립할 계획을 갖고 있다. 한강대우 측은 23일 제1차 단독 리모델링 주민설명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촌우성 역시 별도 리모델링 추진을 위한 주민 설문조사를 마치고 리모델링 시행사와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강촌'(1001가구)과 '코오롱'(834가구)은 두 단지가 힘을 합쳐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방향을 모색 중이다.
리모델링은 용적률이 높아 재건축이 어려운 아파트 단지들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사업성이나 구조적 측면에선 재건축이 리모델링보다 우월하지만, 가장 큰 장애물은 용적률.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들은 용적률이 200%는 물론 300%가 넘는 곳도 많다. 재건축은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아도 제3종 주거라면 300%를 넘을 수 없다. 이촌동 한가람 등은 용적률이 300%를 넘긴 상태라 사실상 리모델링 외엔 뾰족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리모델링의 경우 기존 용적률이 높아도 안전진단등급에서 B등급 이상을 받으면 3개 층까지 올리는 수직증축이 가능하고, C등급 이상이면 수평 및 별동증축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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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의 성공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소규모 단지는 '청담래미안로이뷰'나 '대치래미안하이스턴' 등 강남권에도 입주까지 마쳐 시세가 오른 사례가 있지만, 중대형 단지는 아예 사례 자체를 찾아볼 수가 없다. 백준 J&K도시정비 대표는 "재건축과 달리 리모델링은 주민들로부터 긍정적 공감대를 끌어내기가 쉽지 않은 경향이 있다"며 "특히 리모델링은 성공 사례가 축적돼 있지 않아 보다 면밀한 검토를 거쳐야만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리모델
[박인혜 기자 / 추동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