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과 증권사 간 맞대결로 예상되던 종합자산관리계좌, CMA를 둘러싸고 증권업계 내부에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동양종금증권이 다른 증권사에 앞서 CMA와 연동한 지급결제서비스를 시작하기 때문인데요.
어떤 배경이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오상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최근 종합자산관리계좌, CMA를 둘러싸고 증권업계에서는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동양종금증권이 오는 3일부터 CMA신용카드를 통해 지급결제서비스를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등 13개 증권사가 31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보다 한 달 정도 빠른 행보입니다.
이들 증권사는 독자적으로 서비스 개시에 나선 동양종금의 움직임이 업계의 신의를 저버린 것이라고 비난합니다.
▶ 인터뷰(☎) : 증권사 관계자
- "지급 결제라는 걸 증권업계가 다 같이 힘을 모아서 따낸 거잖아요. 그러면 어느 한 사람의 전리품이 될 수는 없잖아요. 업계가 공동으로 노력해서 그렇게 만들어냈으면 거기에 발맞춰 하는 게 기본적인 예의가 아닐까…"
동양종금증권의 입장은 다릅니다.
▶ 인터뷰 : 윤성희 / 동양종금증권 마케팅 상무
- "저희와 제휴를 맺은 은행 쪽에서 7월1일부터 시간 외 수수료를 부과하겠다는 통보가 있어서 고객 보호 차원에서 어쩔 수 없이 7월3일에 시작하게 됐습니다."
우리은행 측은 7월 1일부터 증권 투자를 위해 가상 계좌를 가진 15개 증권사 고객을 대상으로 은행 자동화 기기, ATM 이용 수수료를 인상했습니다.
수수료도 '증권사 부담'에서 '고객 부담'으로 바꿨습니다.
동양종금증권은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은 매달 19억 원가량의 수수료를 부담하면서 CMA 고객을 관리해 왔습니다.
지급결제 서비스 준비를 가장 먼저 끝냈고 우리은행 방침이 은행권 전체로 확산될 수 있는 상황에서 CMA비중이 다른 증권사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동양 측으로서는 다른 카드가 없었다는 설명입니다.
증권업계 지급결제서비스를 위해 단일창구 역할을 해 왔던 금융투자협회는 불거질지 모를 증권사 간 갈등을 우려해 말을 아꼈습니다.
▶ 인터뷰(☎) : 최문구 / 금융투자협회 부장
- "그 업무를 담당하는 실무 담당자로서는 말씀드릴 내용이 없습니다."
우리은행 측의 방침이 은행과 증권사 간 CMA 경쟁의 포문을 연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CMA 신용카드 지급결제서비스가 은행과 증권사 간이 아닌 증권업계 내부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모습입니다.
MBN뉴스 오상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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