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로 베니스영화제 대상을 거머쥔 김기덕 감독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요?
'충무로 이단아'에서 영웅으로 떠오른 그의 힘이 무엇인지 짚어봤습니다.
이상은 기잡니다.
【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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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영화 제작비의 40분의 1에 불과한 1억 원으로 세계 최고 영화상을 받은 김기덕 감독.
수상작인 피에타는 자본주의 비극을 신랄하게 그렸지만, 그의 작품엔 한결같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2004년 베를린 영화제 감독상을 받은 '사마리아'는 미성년자의 성관계를 충격적으로 묘사했고, 베니스영화제에서 젊은비평가상을 받은 '빈집'은 남편 폭력에 시달리는 주부와 그녀를 사랑하는 남자의 동거를 그렸습니다.
▶ 인터뷰 : 정지욱 / 영화평론가
- "김기덕 감독의 작품에 나오는 폭력성 같은 것들이 강렬한 이미지로 메시지를 전해주면서 유럽사람들에게 정말 강인하게 각인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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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감독의 영화는 무엇보다 금기시된 소재를 다루면서 인간 내면을 자극합니다.
볼거리로 승부하는 상업 영화 홍수 속에서 심리를 파고들며 순수한 작품성으로 승부합니다.
대중적이지 않은 극단적 소재로 국내에선 이단아 취급을 받는 김기덕, 그러나 해외 영화제에선 30여 차례 수상할 정도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그가 지닌 힘은 특유의 독창성과 신선함입니다.
김 감독은 가정형편 때문에 대학도 포기하고 공장을 전전하며 어두운 젊은 시절을 보냈습니다.
절망적인 상황 탓에 한때 성직자를 꿈꾸며 인간 구원을 탐구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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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예술성에 비해 흥행성적은 바닥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수상을 계기로 관심이 커지면서 '피에타' 역시 인기가 치솟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일요일 수상 소식이 알려지면서 관객 수는 전날보다 60% 급증했습니다.
올 들어 한국 영화는 '도둑들'을 비롯해 흥행작들이 잇따라 탄생하면서 또 다른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신 르네상스를 맞은 한국영화의 현주소, 서주영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 coool@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