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스타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줘도 아깝지 않은 마음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만 이건 좀 너무하다 싶습니다.
비뚤어진 팬 문화 때문에 선물이 아니라 '조공'이라는 자조 섞인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보도에 이해완 기자입니다.
【 기자 】
"명 황실 앞으로 은자 4만 5천 냥, 대소 합하여 74…."
▶ 스탠딩 : 이해완 / 기자
- "조공은 종속국이 종주국에 예물을 바친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최근엔 팬들이 연예인에게 선물할 때 조공이란 표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스타를 위해 팬레터를 보내고, 종이학을 접어 보내던 시절은 이젠 까마득한 옛날이 됐습니다.
▶ 인터뷰 : 이OO / 전 팬클럽 회장
- "(저는) 차비랑 모든 것을 합치면 한 달에 200만 원을 썼어요. 심지어 돈 많은 사람 몇 명이 아파트 한 채를 해준 적이 있었어요."
실제 한 아이돌 가수는 생일 때 수천만 원 상당의 선물을 받았고, 또 다른 한류 스타는 1억 5천만 원짜리 외제차를 손에 넣었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이처럼 선물이 조공 수준으로 변질되다 보니, 일부 팬들은 아르바이트는 물론 사채까지 끌어쓰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곽금주 /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 "다른 팬이 더 과한 물건을 선물하면 그게 눈에 띌 것이고, 그러면 나의 존재를 알아보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내 존재를 조금 더 부각시키기 위해…."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심지어 스타가 선물을 노골적으로 요구하기도 하고, 선물비를 횡령하는 팬클럽 운영자까지 나오는 등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스타를 향한 불타는 열정에 과도한 선물공세는 하지만 나중에 돌이켜보면 후회만 남을 뿐입니다.
▶ 인터뷰 : 이OO / 전 팬클럽 회장
- "지금 후회되는 것은 그때 그 돈을 부모님 용돈으로 드렸으면 어땠을까."
MBN뉴스 이해완입니다. [parasa@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