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농익은 먹과 서양의 금속성 펜이 만나 순백의 화폭 위에 피어난다. 선을 사용해 이미지를 만드는 ‘펜화’. 멀리서 보면 흑백 사진처럼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수많은 가느다란 선들이 살아 움직이는 듯 섬세하다.
펜화 전문 화가와 펜화의 매력에 빠진 직장인들이 함께 모여 결성한 한국펜화가협회(회장 김영택)가 새 봄을 맞아 정기전을 개최한다. 2011년 창립 이래 올해 5회째다. 4월1일부터 7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경인 미술관(02-733-4448) 제2전시실에서 열린다.
한민족의 지조를 상징하는 소나무를 비롯해 전통 건축물의 속살과 주변 풍경, 얼굴 등 한국적 소재를 25명의 작가가 0.1mm의 선으로 풀어냈다.
소나무를 고집스럽게 그리
고 있는 신혜식 작가는 “장소나 환경에 따라 다르게 자라는 소나무의 생명력을 아날로그적 감성으로 담아냈다”면서 펜화의 매력에 대해 “검은 먹선으로 하얀 종이 위를 달리다 보면 어느 순간 작품 속 대상과 내가 하나가 되는 무아지경에 빠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고 말했다.
[양유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