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취재] 서울소년원 특별강연, 김민종 "지금 순간은 단단한 뿌리가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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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서울소년원 제공 |
배우 김민종이 최근 고봉 중고등학교(서울소년원)을 찾았다.
드라마 '미세스캅' 종영 이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가 서울소년원을 찾은 이유는 바로 이곳에 있는 학생들에게 특별한 이야기를 전해주기 위해서였다.
이번 강의는 지난 3월 나눔문화예술협회(이사장 유현숙)와 법무부 서울 소년원이 문화예술교육 지원 협약을 맺은 것이 계기가 되어 이뤄졌으며, '꿈과 희망을 나누다'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김민종 측 관계자는 "김민종 본인이 직접 하고 싶다며 스케줄을 잡았다"며 "드라마 종영 이후 화보 촬영 등으로 바쁜 와중에도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강연을 시작하기 전, 서울 소년원 원장 한영선, 나눔문화예술협회 이사장 유현숙, 배우 김민종과 간단한 인터뷰가 진행됐다.
유현숙 이사장은 "이곳(서울 소년원)에 있는 학생들이 구금상태이다 보니 (사회와) 접하는 것이 부족하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꿈이 되고 희망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며 강연을 주최하게 된 계기를 전했다.
이어 "김민종에게 강연을 부탁했을 때, 워낙 바쁜 와중임에도 흔쾌히 '시간 잡겠습니다'라고 해줘서 너무 고마웠다"며 강연을 마련하게된 사연도 밝혔다.
한영선 원장은 "학생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고, 자립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이 학교의 설립 목적"이라며 고봉 중고등학교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한 뒤 "중요한 건 도움을 주는 것보다 학생들 스스로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느끼는 것이고, 희망의 사례를 설명해주는 것이다"고 말하며 김민종의 강연에 관심을 드러냈다.
또한 김민종 이전에 학생들에게 강연을 했던 이정재, 박중훈의 사례를 소개하며 "박중훈 감독의 경우 매달 와서 아이들의 이름도 외워주고, 기타를 들고 노래를 해주는 등 교류를 하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김민종은 "드라마를 촬영할 때는 정신이 없긴 하지만 이사장님에게 워낙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며 바쁜 와중에도 강연을 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강연을 앞두고 중점적으로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냐는 질문에 "사실 강연이라기보다는 조언 정도다"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인 뒤 "아이들과 인간적인 소통을 하고 싶다. 아이들이 지금 이 순간을 잘 즐기며 인생의 단단한 뿌리가 되는 시간으로 보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간단한 사전 인터뷰 이후 200여 명의 학생들이 모인 가운데 김민종의 강연이 시작됐다.
김민종의 등장에 학생들은 환호했고, 김민종은 아이들에게 친근하게 말을 걸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그는 학생들의 연령대를 물은 뒤, 그는 자신의 학창시절 이야기를 꺼냈다.
김민종은 "우리 집은 이산가족처럼 뿔뿔이 흩어져서 살았다. 그래서 나는 모든 가족이 같이 사는 게 꿈이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방황도 하고 사고도 쳤다"며 어려웠던 학창 시절을 밝혔다.
그는 "그러다 87년도 겨울, 사고를 쳤는데 합의가 되지 않아 구치소에서 하루를 보낸 적이 있었다. 당시 구치소에 있는 나 때문에 스님이셨던 할머니가 겨울 산을 내려오다 돌아가시면서 큰 충격을 받아 '다시는 사고를 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라며 아이들의 공감을 이끌었다.
이어 "하지만 당시 구치소에서 보낸 시간은 소중하고 무엇보다 바꿀 수 없는 시간이 됐다"며 "그 시간은 내게 단단한 뿌리가 됐고, 그 이후 나는 '받아들이는 습관'을 갖게 됐다"고 전하며 잘못에 대해 환경 등을 탓하는 것이 아니라 '내 탓이오'라고 받아들인 뒤 '그러지 말아야지'라고 반성을 하며 더 나은 사람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구금된 학생들의 환경이 결손가정이거나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한영선 원장의 발언을 고려해 아이들을 격려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김민종은 또한 "지금 (서울 소년원에서) 보내고 있는 시간은 다른 이들은 경험할 수 없는 시간으로, 스스로를 단단하게 만들 수 있다. 5년 뒤, 10년 뒤를 생각하며 본인의 꿈을 꿔라"라며 그들을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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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서울소년원 제공 |
김민종은 강연 말미에 학생들의 요청을 받아 자신의 히트곡 '착한 사랑'을 무반주로 부르기도 했다. 또한 안양 소년원 출신으로 현재는 사회복지학을 대학에서 전공한 뒤 취직을 한 열성 팬과의 돌발적인 만남에도 흔쾌히 응하며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강연이 끝난 뒤에도 학생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 사진을 찍으며 강당을 나간 김민종에게 아이들은 박수로 인사를 대신했다.
한영선 원장은 "김민종이 참 매력적인사람이라는 것을 느꼈다"며 "아이들이 내가 말하면 5분도 집중을 하지 못하는데, 역대 외부 강연 중 최고의 집중력을 보였다"고 말하며 만족스러워했다.
이어 "하나의 주제로 아이들에게 하고자 하는 말을 확실하게 전달해 주는 것이 인상깊었다"고 전하며 김민종의 강연이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현숙 이사장 역시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는
강연을 주최한 나눔문화예술협회는 올해 상반기에 서울소년원 아이들과 라오스 봉사활동을 하며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는 경험을 주었으며, 내년에도 학생들과의 라오스 봉사활동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MBN 뉴스센터 이소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