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여인의 화가'라는 별칭으로 유명한 천경자 화백이 두 달 전 숨졌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오랜 시간 뇌출혈 후유증으로 고생하다가 미국에서 조용히 숨을 거뒀다는 안타까운 소식입니다.
오택성 기자입니다.
【 기자 】
살아있는 것처럼 우글거리는 수십 마리의 뱀들.
1951년에 완성된 천경자 화백의 작품 '생태'입니다.
이 작품을 계기로 천 화백은 일약 스타덤에 오릅니다.
이후 천 화백은 여성과 꽃을 소재로 독특한 화풍을 만들어 '꽃과 여인의 화가'라는 명성을 얻으며 대한민국 대표 화가가 됐습니다.
올해 아흔한 살.
뇌출혈로 투병 중이던 천 화백이 두 달 전 미국 뉴욕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천 화백의 딸 이혜선 씨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어머니가 지난 여름 뉴욕 자택에서 숨졌고, 성당에서 장례를 치렀다고 밝혔습니다.
이 씨는 유골을 들고 생전 어머니가 작품 93점을 기증한 서울시립미술관을 찾았다고 덧붙였습니다.
▶ 인터뷰 : 서울시립미술관 관계자
- "(따님이) 알리지 말아 달라는 부탁을 했고, 천경자 작가 유족의 의사였기 때문에 따로 먼저 밝히지 않고…"
지난 10년간 대한민국 화단에서는 천 화백이 이미 숨졌다는 소문이 돌았던 상황.
두 달 늦은 사망 소식을 접한 그의 작품 세계를 사랑했던 사람들은 안타까움과 함께 그 속에 어떤 말 못할 사연이 있을까를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오택성입니다.
[ 오택성 기자 / tesuo85@naver.com ]
영상취재: 전범수 기자
영상편집: 원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