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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크 파란 |
출판그룹 ‘파란’이 내놓는 문학 전문지는 이름하여 ‘무크 파란’이다. 무크(mook)란 단어가 의미하듯, 잡지의 형식과 서적의 내용을 절충한 새로운 형태의 출간물이다. 파란이 시도하는 이 무크지(紙)는 연 2회 발행되며, 이번에 나온 2016년 봄호가 창간호다. 발행을 맡은 채상우 시인은 “무크 파란은 권력화된 한국 시단에 새롭고 다양한 숨길을 틔우고자 기획됐다”며 “무크 파란을 발행할 때마다 기획위원을 달리 위촉해 지면을 기획하기로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이달 10일 공식 발간되는 무크 파란 창간호는 기획력부터 범상치 않다. 고봉준·이찬·장철환·조강석 평론가, 박상수·박성준·박소란·신동옥·이영주·이현승·장석원 시인 등 11인의 젊고 참신한 기획위원은 6월부터 한국시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시인 100인을 선정했다. 1990년도 이후 등단한 시인만 대상으로 삼았다. 그리고는 100인에게 신작시 두 편씩과 에세이 한 편씩을 청탁했다. 무크 파란 기획위원들의 요청에 96명이 화답하는 원고를 보내왔고, 4인은 개인사정으로 제외됐다. 무크 파란 기획위원은 4인에게 추가 청탁을 하지 않고 96인의 시인이 쓴 192편의 시와 96편의 에세이를 589쪽의 두툼한 책으로 묶었다.
특히 시인들이 남긴 96편의 짧은 에세이는 무크지의 묘미다. 박후기 시인은 “내가 사라진 후에 남게 될 것은 문장보다는 ‘거기 있었음’에 대한 다양한 증거”라며 본인의 시세계를 정의한다. 이근화 시인은 “내가 원하는 것은 예술가의 삶이 아니라 예술적 삶인 것 같다”며 예술적 삶의 대한 지향성을 드러낸다. 조연호 시인은 또 “때로 현실은 너무나 부조리하고 비현실적”이라며 에세이를 통해 현실세계를 난타한다. 담담한 시인들의 문장은 독자에게 위로를 건네 공감시킨다.
채상우 시인은 “창간호에 실린 시와 에세이가 그 편편마다 오랫동안 눈길을 두어 한국시의 현재와 미래의 흥성한 씨줄들과 날줄들을 가늠해 볼 수 있을 만큼 그 폭이 넓고 촘촘하다”고 설명했다.
96인의 시인 중에는 시심의 깊이를 가늠할 수 없이 깊고, 독자층도 꽤 두터운 시인들이 대거 포진했다. 김경주·박준·심보선 등이 그들이다.
내년 봄호 창간호의 첫 페이지를 장식한 권두언(卷頭言)의 제목은 ‘우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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