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연극의 자존심을 지켜온 ‘연극열전’이 여섯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2004년 이후 격년제 연극 페스티벌로 자리잡은 ‘연극열전’은 그동안 ‘웃음의 대학’‘너와 함께라면’ 등의 스테디셀러는 물론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쿠우스’ 등의 화제작을 제조해온 대학로의 ‘흥행엔진’이었다. ‘연극열전 6’에는 일본, 캐나다, 프랑스 등에서 온 연극 다섯편이 새롭게 합류했다.
개막작은 19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막을 올린 연극 ‘나무 위의 군대’다. ‘일본의 셰익스피어’라 불리는 이노우에 히사시의 원안을 작가 호라이 류타가 완성시켰다. 전쟁이 끝난 사실을 모른 채 2년 동안 나무 위에서 생활한 두 병사의 실화를 무대 위에서 그려낸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무대다. 무려 8m에 달하는 높이의 뱅골 보리수가 무대를 꽉 채웠다. 살기 위해 누군가를 죽여야 한다는 전쟁의 모순과 ‘전쟁 중, 나무 위’라는 극한의 상황에서 발생하는 대립과 이해를 통해 우리의 삶 자체가 영원히 끝나지 않는 전쟁임을 짚어낸다.나무를 오르내리며, 육체적 한계에 도전하는 배우들의 신체언어가 기대되는 작품이다. 윤상화, 김영민, 성두섭, 신성민, 강애심, 유은숙 출연.
이어지는 ‘킬 미 나우’(내년 5~6월 충무아트홀 블랙)는 캐나다의 유명 극작가 브레드 프레이져의 신작. 2015년 런던 공연 당시 성(性)과 장애, 죽음 등 쉽지 않은 주제에 대한 솔직하고 대범한 접근과 신체장애를 표현한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로 영국 언론의 찬사를 받았다.
세 번째 작품은 젊은 에너지가 빚어낼 뜨거운 셰익스피어극 ‘햄릿 더 플레이’(내년 8~10월 충무아트홀 블랙)다. 극중극 모티브를 확장시켜 성인 햄릿과 소년 햄릿의 심리가 교차되는 구조로 한 남자의 복수가 빚어내는 비극성을 더욱 극대화한다. 배경도 덴마크가 아닌 가상의 시공간 속 왕실 비극으로 옮겨 김동연 연출과 지이선 작가가 ‘프라이드’에 이어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한다.
강박증에 사로잡힌 현대인들을 위한 유쾌한 심리 코미디 ‘톡톡’(내년 10~12월 극장 미정)은 프랑스의 극작가이자 영화감독 로랑 바피의 작품으로 2006년 몰리에르상 수상작이다. 2005년 프랑스 파리 초연 이후 2년 반 이상 장기 공연됐고, 아르헨티나 멕시코 스페인 등에서도 사랑받았다. 다양한 강박장애를 가진 인물들이 치료를 시도하는 과정을 코믹하면서도 따뜻하게 그렸다. 마지막 작품은 박범신의 장편 ‘은교’(내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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