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해야 할 것이 늘어나는 시대다. 야성으로 무장해야 할 청년들은 더욱 그렇다. 최근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3포세대’를 넘어 내 집 마련, 인간관계를 포기한 ‘5포세대’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소득 불평등은 갈수록 악화 일로다. 불평등은 일자리 뿐 아니라 노동자와 기업, 세대 사이에서도 커지고 있다. 한국 사회에 정녕 희망은 없는 것일까. 한국 경제는 어디서, 어떻게 돌파구를 찾아야 할까.
◆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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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은 어떻게 죄가 되는가
‘유전무죄 무전유죄(有錢無罪 無錢有罪)’라는 말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폭넓게 회자된다. 돈이 있으면 무죄로 풀려나지만 돈이 없으면 유죄라는 얘기다. 미국 언론인 맷 타이비는 약자는 범죄자로 몰아가고 강한 자의 위법 행위는 눈감아주는 미국 사법제도의 현실을 개탄한다.
최근 20년 동안 미국의 폭력범죄는 급격히 줄어들었다. 1991년 10만명당 757건이던 폭력범죄가 2010년이 되자 425건으로 44% 넘게 급감했다. 이상한 것은 그럼에도 미국의 수감률이 폭발적으로 올라갔다는 사실. 1991년에 100만명가량이던 수감 인구가 2012년에 100% 넘게 증가해 220만명을 넘어섰다. 왜 그럴까. 저자는 없는 자들에 대해 전에 없이 과도한 징벌을 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한다.인구 비율을 감안할 때 흑인 수감율은 백인에 비해 6~7배가 더 높다. 맷 타이비 지음, 열린책들 펴냄
◆권력의 종말
모이제스 나임은 36세에 베네수엘라 무역산업부 장관에 임명됐다. 하지만 취임하자마자 수도 카라카스에서 대규모 폭동이 일어났다.정부가 국가보조금 삭감과 유가 인상을 추진하면서 국민의 분노가 폭발했다. 막강한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에 앉았다고 생각했지만 현실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자원을 재배치하고 개인과 조직을 동원하는 일 정도가 전부였다. 브라질의 페르난두 엔히크 카르도주 전 대통령은 그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우리가 실제로 휘두를 수 있는 권력과 국민이 우리에게 바라는 것 사이의 큰 간극은 어떤 국가 수반도 가장 뛰어넘기 어려운 압력의 근원이다.” 저자는 기업인, 정치인, 언론인 등 권력자를 만나서 인터뷰를 하며 ‘권력의 의미’를 파헤쳤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그는 권력이 전례 없는 방식으로 공격 받고 있으며 점점 더 덧없는 것, 제한된 것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모이제스 나임 지음, 책읽는수요일 펴냄
◆왜 분노해야 하는가(한국 자본주의 2)
1997년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불평등이 빠른 속도로 악화됐다. 비단 소득분배만의 문제도 아니다. ‘일자리 간 불평등’ ‘노동자 간 불평등’ ‘기업 간 불평등’ ‘세대 간 불평등’ 등 거의 모든 분야 지표에 빨간불이 켜졌다. 장하성 교수는 ‘왜 분노해야 하는가’를 통해 이 모든 것이 지난 20년간 오로지 성장에만 몰두한 결과라고 진단한다. 그는 저(低)성장 시대를 맞은 지금이야말로 생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임을 주장한다. 특히 불평등과 불공정이 만연한 한국 현실을 청년들이 있는 그대로 직시할 것을 주문한다. 지금의 아픔이 이들 세대 잘못이 아니라 기성세대가 만든 일그러진 세상 탓임을 어서 깨닫는 것에서 출발하자는 것이다. 그런 다음 적극적인 정치 참여를 요청한다. 장하성 지음, 헤이북스 펴냄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
저자는 “기업체에 강의도 해보고 조언도 해본 내 경험에 따르면 대부분 국내 경영자들은 고성장기의 추억이 뼛속까지 박혀 있어서 저성장에 접어든 현실을 좀처럼 받아들이지 못한다”며 “종교의 개종에 버금갈 정도로 큰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우선 저성장 시대 소비자들은 가격에 대단히 민감해진다. 풍부한 제품지식과 소비경험을 바탕으로 모두 자신에게 맞는 ‘10인
기업들이 소비자 취향에 대응하기가 대단히 어려워진다는 얘기다. 살아남은 일부 기업은 홈런성 신제품보다는 안타성 제품을 투입하게 된다. 저성장기엔 작은 신규 시장에 만족해야 한다. 새로운 경쟁자들이 진입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들과 사활을 걸고 싸워야 한다. 김현철 지음, 다산북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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