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지난달 22일 음악극 ‘밀당의 탄생’의 관람을 위해 공연장을 방문한 관객들은 황당한 경험을 해야 했다. 주연배우가 무대에 오르지 못하게 되면서 그날의 공연이 갑작스럽게 취소된 것이다. 공연취소 통보도 불과 공연시작 1시간 전에 이뤄졌다. 작품을 보기 위해 수고로움을 무릅쓰고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은 터덜터덜 자신이 왔던 길을 돌아가야만 했다.
다음날일 23알 ‘밀당의 탄생’의 제작사인 아시아브릿지컨텐츠(이하 아시아브릿지)는 공식 SNS에 전날 공연취소 사건을 언급하며 “관객 여러분께 혼란과 불편함을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글과 함께 장문의 사과문을 통해 공식사과 했다.
이번 사고의 발단은 서동 역으로 캐스팅 된 배우 여회현이 ‘밀당의 탄생’과 tvN 새 금토드라마 ‘기억’의 촬영스케줄을 동시에 소화하게 되면서부터이다. KBS2 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의 단역으로 연기를 시작한 여회현은 데뷔 1년을 꽉 채운 신인 중에 신인이다. 이제 막 필모그래피를 쌓아나가기 시작한 스물세 살의 어린 신인배우에게 소극장이지만 연극의 주인공 캐스팅과 드라마 출연은 거절할 수 없는 매력적인 제안이었다.
![]() |
하지만 모든 기회는 준비된 이들만이 주어지는 것이었다. 연기 그릇은 물론 스케줄 관리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 속에서 일을 진행하다보니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신인인 만큼 방송국에서 갑자기 떨어진 촬영일 조정이 어려웠다고 하나 적어도 공연이 시작 2시간 전에 알리는 것은 적절치 않은 행동일 뿐 아니라, 작업을 같이 하는 이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었다.
게다가 여회현 특은 출연여부와 관련해 두 번이나 출연여부를 번복하면서 최악의 상황을 만들었다. 아시아브릿지는 사과문에서 “3시30분경 배우 측으로부터 상황을 통보받은 후 관람자 분들께 콜백이 진행되던 중 배우 측에서 다시 공연이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공연을 예정대로 진행하게 됐고 이를 올리기 위해 준비하던 도정 6시30분 경 갑작스럽게 배우 측에서 드라마 일정상 부득이하게 공연이 불가능하다고 다시 연락이 왔다”며 일련의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사실 여회현의 상황처럼 배우가 드라마와 공연스케줄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스케줄 조정에 난항을 겪는 일들이 종종 있다. 여러 가지 변수들로 촬영 딜레이는 물론, 생방송 드라마 진행으로 인해 발생되는 갑작스러운 추가 촬영 스케줄 등으로 인해 무대소화에 영향을 주는 경우도 있다. 한 뮤지컬 관계자는 “배우의 촬영 일정이 빨리 나오면 사전에 조절을 할 텐데 그때그때마다 나오다보니 일정 조절이 아슬아슬 했던 때가 있다. 배우를 탓할 문제는 아니지만, 솔직히 일을 진행함에 있어서 걸림돌이 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고 털어놓았다.
![]() |
배우 측에서도 할 말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한 소속사 관계자는 “솔직히 저희도 공연장에 미리 가서 공연을 준비하고 싶다. 하지만 촬영장에 변수가 많은데다, 비중이 높지 않다보니, 제 아무리 공연 스케줄을 미리 이야기 한들 우선순위에서 밀릴 때가 많다”고 고충에 대해 하소연하기도 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