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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가에 도전하는 김환기 1972년작. 무제 27-VII-72 #228. |
수화 김환기(1913-1974)다. 지난해 10월부터 한국 미술품 최고가를 갈아치우기 시작한 그가 다시 한번 최고가 도전에 나선다. 이번에도 기록 경신이 유력하다.
K옥션은 28일 여름 경매에서 김환기의 말년작인 파란색 점화 ‘무제 27-VII-72 #228’ (264x208cm)가 추정가 45억원에서 60억원에 출품됐다고 밝혔다. 김환기가 세운 최고가는 지난 4월 초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 세운 48억6450만원. 1970년작(222x170.5cm)으로 검은색 점화였다. 지난해 10월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 환기의 1971년작 푸른 점화(253x202cm) 역시 47억2100만원에 낙찰되며 박수근의 ‘빨래터’ 기록을 8년 만에 깼다. 이번에 기록 경신이 유력한 것은 작품 연대와 크기, 색에서 모두 수요자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김환기 말년 추상회화가 가장 인기인데다 최고가 1,2위를 기록한 같은 작가의 점화들과 비교해도 크기가 가장 크다.
일본에서 유학하고 파리 시대까지 구상을 그리던 김환기는 상파울로비엔날레에 참석 한 뒤 고국에 돌아오지 않고 뉴욕에서 예술혼을 불태웠다. 그 때 뉴욕 거리 보도블럭을 보고 캔버스 위에 점을 찍기 시작해 추상회화인 점화가 탄생했다는 설이 있다. 그 점들이 모여 선이 되고, 면이 되면서 세련된 색감과 더불어 빼어난 예술적인 성취를 일궜다는 평가다.
이상규 K옥션 대표는 “등락이 있었던 다른 작가들과 달리 김환기만 지나 10년새 꾸준히 가격이 상승했다. 작품도 구상도 있고, 추상도 있어 여러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동력이 된다”고 말했다.
이번에도 김환기가 최고가를 경신할 경우 서울옥션과 국내 미술품 경매를 양분하고 있는 K옥션으로서는 다소 나마 자존심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김환기 최고작 1,2위가 모두 서울옥션에서 나왔고, 홍콩경매가 아닌 국내 경매라는 점에서도 그렇다.
김환기는 2012년 이후 낙찰총액에서 이우환을 제치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거장으로 우뚝 섰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에 따르면 김환기 낙찰총액은 2013년 32억원에서 2014년 99억원, 2015년 244억원으로 폭발
김환기 말년 추상회화가 단색화 열풍과 함께 관심을 받고 있는데다 그의 작품과 색감이 글로벌 미감을 충족시켜주고 있고 유족들의 철저한 작품 관리로 위작 논란이 없다는 점도 그의 인기를 떠받쳐주고 있다.
[이향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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