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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부인 삶 조명한 영화 `재키`, 탁월한 내면묘사 연출 압권

기사입력 2017-01-19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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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재키` [사진제공 = 그린나래미디어]<br />
↑ 영화 `재키` [사진제공 = 그린나래미디어]
영화는 가슴을 조이는 현악기의 불협화음으로 시작된다. 강약을 반복하며 불안을 자아내는 현의 떨림. 그 위로 속내를 알 수 없는 한 여인의 아름답고 혼란스러운 얼굴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첫 1분의 시퀀스는 이어지는 98분을 압축한다.
미국 35대 대통령 존 F.케네디의 부인이자 특유의 지적이고 우아한 면모로 최근까지 '미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시대의 아이콘. 최고의 패션 리더이자 '재키'라는 애칭으로 더 널리 알려진 여인. 바로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1929~1994)다. 그녀의 삶을 그린 평범한 전기영화를 상상하고 극장에 들어선다면 충격에 빠질지도 모른다. "재키에 대한 정보는 많지만 아무도 그녀가 누구인지 정확히 알지 못했다"는 문제의식으로 시작했다는 칠레 출신의 젊은 거장 파블로 라라인 감독은 기어이 영화사에 남을 지독히 강렬한 작품을 만들어냈다.
영화는 남편 케네디 대통령이 텍사스 달라스에서 자동차 퍼레이드 도중 암살당한 1963년 11월 22일 이후 일주일에만 초점을 맞춘다. 유년기나 연애담, 그리스 선박왕 오나시스와의 재혼 등 여타 사건들은 과감히 가지치기했다. 암살 일주일 후 재키가 미국 라이프지와 가진 실제 인터뷰 내용을 뼈대로, 생애 가장 혼란스러웠던 순간 그녀의 내면만을 밀도 있게 잡아낸다.
총 맞은 남편의 머리를 부여잡고 병원에 향하던 순간, 피 범벅이 된 치마를 입은채 감정을 추스를 겨를도 없이 부통령의 대통령 취임선서에 참석해야 했던 순간, "내가 무엇을 잘못했기에 신이 이런 벌을 내리느냐"며 고해성사를 하던 순간 등이 치밀하고도 어지럽게 오간다. 유난히 자주 등장하는 클로즈업은 그녀가 느꼈을 날 것 그대로의 감정을 세밀화처럼 보여준다. 남편이 세상에 위대하게 기억되기를 바라며 주변의 만류를 뚫고 성대한 장례식을 관철해낸 분투기 역시 비중 있게 그려진다.
나탈리 포트먼의 섬세한 연기는 강인하면서도 연약하고, 포용적이고 기품 넘치면서도 허영과 변덕이 심했던, 재클린 케네디의 지극히 입체적인 면모를 묘사하는 데 전혀 부족함이 없다. 그녀의 생전 모습을 담은 무수한 기사와 영상을 철저히 공부했다는 포트먼은 재키의 말투, 표정, 분위기까지 완벽히 흡수했다. 외모가 크게 닮지 않았음에도 자연스럽게 동일 인물로 여겨지게 하는 능력이다. '블랙스완'(2010)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탄 그녀가 올해 또 한 번 오스카상을 거머쥐게 될 것이란 영화계 호사가들의 예측이 가볍지 않게 들리는 이유다.
당초 '블랙스완'을 감독한 대런 아로노프스키가 연출할 프로젝트

였던 이 영화는 아로노프스키 감독이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출품된 라라인 감독의 문제작 '더 클럽'을 보게 되면서 주인이 바뀌었다. 캐릭터에 완벽히 밀착해 능란하고 예측불가한 연출을 선보인 그의 솜씨에 감탄한 아로노프스키는 곧장 '재키'의 시나리오를 그에게 건넸다고 한다.
[오신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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