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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인 관광객(유커)들이 3일 오전 인천공항에서 입국심사를 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김호영 기자] |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에도 불구하고 해적판 유통으로 큰 인기를 얻던 드라마 '도깨비'가 중국 내 미디어에서 종적을 감춘 것이 대표적이 사례다. 정식 유통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주연 배우 '공유'가 검색어 1위를 차지하고, OST가 음원차트의 상위권에 오르는 등 도깨비는 중국 내에서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그러나 최근 '도깨비'는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서 갑자기 자취를 감췄다. 도깨비는 웨이보에서 올라온 영상파일로 중국 내 시청이 가능했으나, 현재는 모두 삭제되고 홍보 동영상만 남았다. 도깨비 뿐만 아니다. 아이치이, 유쿠 등 중국 내 유명 동영상 공유 사이트에서는 한국 프로그램의 신규 업로드가 중단됐다. 한류콘텐츠의 접촉 자체를 막는 상황이 온 것이다.
예능 분야에서도 '한류 지우기'는 진행되고 있다. 절강위성TV가 SBS 예능 런닝맨을 현지화한 예능 프로그램 '달려라 형제'는 최근 공식 제목이 '달려라'로 바뀌었고 영문명도 '런닝맨(Running Man)'에서 '킵 러닝(Keep Running)'으로 변경됐다. 후난위성TV의 '나는 가수다' 역시 최근 시즌 5 방영을 앞두고 프로그램명을 '가수'로 바꿨다. 이기훈 하나투자증권 엔터테인먼트 전문 연구원은 "중국에서 한류 열풍이 지속되길 바라는 건 이제 어려운 일이 된 상황이고, 중국에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다"며 "중국 방송 출연, CF, 공동제작 등에 있어서 피해상황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음원 쪽도 사정은 비슷하다. 중국 3대 음원유통 사이트인 왕이뮤직은 지난 2일 K팝 차트를 삭제했다. 중국 젊은층이 주요 고객인 왕이뮤직의 한국 차트가 롯데의 사드부지 발표 후 갑자기 사라진 것. 왕이뮤직은 지난해 가수 인순이와 '거위의 꿈' 번악곡을 제작할 정도로 K팝에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던 곳이다. 국내 한 엔터테인먼트사 고위 관계자는 "한한령은 더 이상 민간기업이나 정부부처 한 두 곳이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는 상황을 넘어섰다"라며 "'정부 대 정부' 차원에서 콘텐츠 수출입 통로에 정치적 입김이 작용하지 않도록 문제의 실마리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현승 문화체육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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