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넷플릭스를 비롯해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로 상영되는 영화는 프랑스 칸 영화제에 발을 들이지 못한다. 다만 봉준호 감독의 '옥자'는 예정대로 초청된다.
칸 영화제조직위원회는 10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2018년부터 프랑스 내 상영관에서 개봉하기로 한 영화들만 경쟁부문에 초청하도록 규정을 변경한다고 밝혔다.
올해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된 봉 감독의 '옥자'와 노아 바움백 감독의 '더 마이어로위츠 스토리'는 넷플릭스가 투자한 영화다. 프랑스 영화계는 전통적인 상영방식을 존중하지 않는 영화를 초청해선 안 된다며 두 영화의 영화제 초청에 반발해왔다.
프랑스의 전국영화배급자협회는 지난 9일 성명을 내고 "칸 영화제에 진출한 넷플릭스 영화들이 영화 생태계를 위험에 처하게 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자들도 중요한 관객이라며 맞서고 있다.
다만 '옥자'는 예정대로 초청된다. 칸 영화제 측은 보도자료에서 "노아 감독과 봉 감독의 영화를 경쟁부문에서 배제할 것이라는 소문이 있었지만 지난달 발표한 대로 영화제에 초청될 것"이라고 밝혔다.
영화제 측은 "새로운 영화 투자자의 등장을 환영하지만 전통적인 상영방식을 존중해주기 바란다"면서 "내년부터는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출품하려면 프랑스 내 상영관에서 개봉해야 한다"고 선을 분명히 했다. 프랑스는 극장에 걸린 영화는 개봉 3년 뒤에야 스트리밍 서비스를 허용하는 전통적인 상영방식을 중시한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 리드 헤이스팅스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칸의 새로운 방침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기득권이 우릴 배척하려고 똘똘 뭉쳤다"면서 "6월 28일 넷플릭스서 '옥자'를 보라. 극장 체인들이 우리의 칸 경쟁 진출을 막으려고 하는 환상적인 작품"이라고 썼다.
논쟁의 중심이 된 봉 감독의 '옥자'는 친구인 거대 동물을 구하기 위해 모든 것을 건 한 소녀
칸 영화제는 오는 17일부터 28일까지 프랑스 칸에서 열린다.
[디지털뉴스국 배동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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