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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는 접하기 힘들었던 전통 예술·공예품을 손쉽게 감상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인사동 곳곳의 고미술점·화랑 90곳이 전시회장으로 변신하는 '인사동 박람회'가 28일부터 내달 3일까지 인사동 전체에서 열린다.
박람회를 주최하는 인사전통문화보존회의 정용호 회장은 "전통문화의 거리란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인사동에는 요즘 값싼 기념품점, 카페, 화장품 가게들이 넘쳐나고 있다"며 "정작 한국 문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도 인사동에 오면 실망하는 경우가 많은게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개탄했다.
정 회장은 "인사동이 다시 한국 전통문화를 감상하고 구매할 수 있는 곳이 될 수 있도록 고미술, 화랑, 표구, 공예, 한지·필방 등 5대 권장업종과 한정식, 전통찻집, 전통한복, 액자 등 4대 준권장업종의 171개 업소들이 '인사동 박람회'를 위해 힘을 합쳤다"고 말했다.
단순히 관광객을 많이 유치하는 게 아니라 인사동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알리는 게 이번 박람회의 목표다. 인사동 상인들은 지난해까지 인사동전통문화축제를 1987년부터 꾸준히 개최하며 인사동 알리기에 나서왔다. 하지만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오히려 이들을 겨냥한 중국제 기념품점, 인도 식당, 터키 아이스크림 가게 등이 들어서 인사동은 국적불명의 거리로 변해버리고 말았다. 현재 인사동에 위치한 1000여곳의 업소 중 순수전통보존업체 비율은 40% 미만이다.
올해부터는 인사동의 진면목을 보여주기 위해 행사 이름을 '인사동 박람회'로 바꾼 상인들은 인사동 전체 17만5743㎡의 공간을 야외 박람회장으로 변신시켰다. 박람회 기간동안 90개의 고미술점·화랑에서는 대규모 아트 페어가 열린다. 도자기, 옛그림, 민속품, 목기, 금속공예품 등을 이들 매장에서 직접 감상하고 구매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다양한 고미술품 특별전, 인사동 시대를 열고 이끈 작가의 작품전 등이 동시 다발적으로 열린다.
표구, 공예, 한지·필방 전문점들과 한정식, 전통찻집 등은 박람회 기간에 일부 제품과 서비스 가격을 50% 할인 판매한다.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마련했다. 인사동 북쪽에 위치한 북인사마당에서는 매일 오후 1시부터 짚풀공예, 가훈 써주기, 차 시연, 표구 시연, 한복체험, 한지공예, 수제도장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매일 오전 10시, 오후 2시에는 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 하는 인사동 도보 투어가 열린다. 인사동 갤러리들은 전시해설 봉사자(도슨트)와 함께 하는 '인사동 박람회 갤러리 투어'를 오전 11시, 오후 2시 두 차례 진행한다.
박람회 첫 날인 28일에는 취타대·한복 퍼레이드가 열린다. 퍼레이드는 북인사마당을 출발해 남인사마당까지 진행된다. 취타대 연주자들은 화려한 한복을 입고 전통음악을 연주하며 전통예술로 인사동 거리를 화사하게 수놓을 예정이다. 남인사마당에서는 개막식과 한복 패션쇼가 이어진다.
29일부터는 취타대 퍼레이드, 광개토 사물놀이 예술단 공연 등이 열린다. 취타대 퍼레이드는 한복을 입은 내외국
정 회장은 "인사동 박람회는 인사동의 멋진 미래에 대한 희망이자 인사동의 멋진 미래를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주겠다는 약속"이라며 "2년 뒤에는 세계적인 '국제 인사동 EXPO'로 키울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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