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영화 <돌아온다> 손수현 “막걸리요? 정감 가고 따뜻해서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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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손수현 |
갸냘픈 체구에 신비로운 느낌. 털털하면서도 해맑은 아이 같은 순수한 면까지 갖춘 배우 손수현. 영화 <돌아온다>의 주영과 묘하게 닮은 그를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어릴 적 있는 그대로 보는 순수함이 그리울 때가 있어요. 왜 그런 거 있잖아요. 길 가다 공장의 굴뚝에서 연기가 나면 ‘아, 저기서 구름을 만드는구나’ 하고 생각하던 때요. 그런 시각을 가질 수 있다면 그 때로 돌아가고 싶어요. 제가 넓은 시각으로 볼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영화 <돌아온다>는 9개의 산이 능선을 이루며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울산 울주군에서 촬영이 진행됐다. 자연의 경관이 감성적인 분위기를 한껏 더해주는 그런 배경.
"변 사장님(김유석 역)이 돌을 들고 올라가는 장면이 있는데 높은 절벽에 안개가 겹쳐진 풍경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어요"
손수현은 ‘풍경이 얼마나 아름다웠길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 날의 아름다운 풍경에 대해 형형색색의 이야기를 전했다.
영화 속 주영은 비밀스러운 사연을 지닌 채 외딴 곳에 있는 평범한 막걸리 집을 찾아간다. 영화는 ‘여기서 막걸리를 마시면 그리운 사람이 돌아옵니다’라는 현판을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가슴 속 남아있는 그리움을 추억하고 제 각각의 사연을 들춘다.
주영은 막걸리 집에서 처음 만난 사람에게도 구김살 없이 대한다. 그러면서 애써 숨겼던 감정을 쏟아내는 감성적 인물. 어딘가 손수현과도 닮아있다고 느껴졌다. 영화 속 저마다의 사연을 엮어주는 ‘막걸리’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주량을 묻자 해맑게 웃어 보이던 그는
“음주를 좋아해요(하하). 막걸리도 좋고, 맥주도 소주도 다양하게 좋아하고요. 집에서 혼자 여유로이 마시는 혼술도 가끔 하고요(웃음). 영화의 소재로 나온 막걸리는 한국인의 정서에도 맞고 정감 가는 것이 따뜻한 느낌이어서 더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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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영화 <돌아온다> 스틸컷 |
해맑아 보이던 그에게 촬영 중 힘든 점은 없었는지를 물었다.
"‘주영’이라는 캐릭터는 뭔가를 잃은 인물이기에 계속 상상하는 것이 힘들었어요. 왜냐하면 저는 개인적으로 무언가를 크게 잃어본 기억이 없거든요. 이를테면 부모님이 돌아가시거나, 친구를 잃었다거나 하는 것은 저에게 상상할 수 없는 슬픔이에요. 평소 그런 상상조차 하지 못하는데 캐릭터 몰입을 위해 좋지 않은 생각을 계속하는 게 힘들었어요. 하지만 제 인생에서 아직 무언가를 잃어보지 않았다는 건 큰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손수현은 영화, 드라마, CF, 연극까지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고 의사, 매니저, 가출소녀 등 스펙트럼이 넓은 캐릭터를 연기했다. 이번 영화<돌아온다>는 첫 스크린 주연 작으로 거는 기대가 남다를 듯 했다.
"주연이 아니더라도, 극에 필요한 역할이라면 모두 열심히 하려고 해요. 아무리 작은 배역이라도 부담감도 있고 기대감도 있죠. 하지만 이번에는 주연이니까 극을 이끌어가는 역할, 극의 감정에 중심이 되는 인물이기에 제가 더 잘해야 한다는 느낌이 강했어요. 더 열심히 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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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손수현 |
갸녀린 체구에서 우직하고 강단 있게 포부를 이야기하는 모습이 이 배우를 잘 설명하는 듯 했다. 바쁘게 보낸 올해를 뒤로 하고 내년 계획을 물었다.
"저에게 2017년은 성장하는 과정을 느끼게 해줬어요. 연극도 도전하고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었죠. 모든 것들이 제가 성장할 수 있도록 자극제가 되어주어서 감사했어요. 2018년도, 그 다음해도 계속해서 제가 여전히 성장할 수 있는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가슴 속 깊이 그리운 사람들을 안고 살아가고 있는 어느 막걸리 집 단골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돌아온다>. 올해 열린 몬트리올 국제영화제에서 금상을 수상하기도 한 이 영화는 저마다의 그리움을 갖고 막걸리 집을 찾는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울산 울주
손수현이 주연으로 나선 이 영화는 잔잔하게 젖어 드는 그리움을 안고 오늘 관객들 옆으로 ‘돌아온다’. 12세 관람가.
[MBN뉴스센터 김소라 기자(sora@mbn.co.kr)/ 강다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