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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ggregation18-JA013(174cmx143cm) |
한지 작가 전광영(74)은 아름다운 색(色)을 얻기 위해 목소리를 바쳤다. 1970년대 미국 필라델피아 미술대학원 회화과를 다닐 때 고급 옷감 염색 공장에서 6년간 일했다. 독성 화학물질에 폐가 상하고 목젓이 녹아내려 거칠고 쉰 음성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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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ggregation18-JA001(Dream1)_(195cmx132cm) |
요즘은 천연 염색 재료를 찾아 서울 제기동 경동시장을 누빈다. 색이 잘 우러나오는 치자, 구기자, 선인장 가루, 백반 등을 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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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ggregation 17_FE015(Dream4)(151x151cm) |
2011년 이후 7년만에 여는 개인전에 걸린 최근작들이 유난히 화사하다. 그 이유를 묻자 작가는 "나이가 들면서 색이 부드러워지고, 기분이 좋아서 그런지 예쁜 컬러를 많이 쓴다"며 "7년 전 삶이 지금과 다르듯 색도 많이 달라졌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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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광영 |
한지로 감싼 삼각 오브제를 붙인 입체화 '집합' 시리즈는 19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됐다. 미국 유학 후 그 만의 독창성을 고민하면서 구상하게 됐다.
"페인팅(회화)은 서양 사람들을 흉내내는 것 아닌가라는 회의가 들었어요. 한국에 와서 나의 뿌리를 생각했고, 과연 나의 조상들은 어떻게 살았을지 궁금해서 민속박물관을 돌아다녔죠. 오래된 책 한지에서 옛사람들의 목소리를 느꼈어요. 100년 된 고서로 싸는 이유는 내 손에 오기까지 100년의 역사를 갖고 있기 때문이죠. 민족 혼과 정신을 싸서 돌연변이 식으로 독특한 예술로 만들어냈어요. 우리나라 보자기 문화를 반영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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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6년작 'ONT-012'(131X227cm) |
지금까지 고서 1만권을 투입해 작품을 만들었으며, 경기도 판교 연구실에 2만권을 보관해놨다. 작가는 "1만권으로 작업을 하고 나니 지금은 우리 조상들 삶이 많이 이해된다"고 말했다.
세상 어디에도 볼 수 없는 그의 작품은 외국에서 먼저 인정받았다. 미국 얼드리치 현대미술관, 뉴욕 로버트 밀러 갤러리, 런던 애널리 주다 파인 아트, 브뤼셀 보고시앙 재단, 도쿄 모리 아트센터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오는 9월에는 한국 작가 최초로 뉴욕 브루클린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연다.
지난해 벨기에 보고시안재단의 유서 깊은 미술관인 빌라 엉팡에서 그의 개인전을 기획한 미국 유명 큐레이터 아사드 라자가 이날 전시장을 방문했다. 라자는 "이런 종류의 작업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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