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홍애경 '시간 속의 여인' |
![]() |
↑ 정혜경 '도시환영-완벽한 껍데기' |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17일까지 열리는 한국여류조각가회 45주년 특별기획전 'I, WOMAN(아이, 우먼)'에 그의 유니폼과 어린이 드레스 작품이 전시돼 있다. 얼핏 보면 영수증 소재라는 것을 모를 정도로 정교한 의상이다. 레이스까지 섬세하게 표현한 어린이 드레스 역시 1400만원 어치 영수증으로 이뤄진 작품이다.
![]() |
↑ 이혜선 'Space, there(스페이스, 데어)' |
홍애경(68) 테라코타 작품 '시간 속의 여인'은 수심이 가득한 여체를 빚었다. 7년전 만난 이 모델은 지금 수녀가 됐다. 존경하던 지인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충격을 받아 종교에 귀의했다고 한다.
여성 특유의 따뜻한 시선이 담긴 조각 작품도 발걸음을 붙잡는다. 사슴 뿔에 각양각색 하트 장식이 달린 이준영(44) 작품 '하트 사슴'은 사랑과 희망, 행복이 사슴뿔처럼 뻗어나가길 바라는 소망을 담았다.
이혜선 작가(45) 'Space, There(스페이스, 데어)'는 애틋한 모성애를 표현했다. 격자 무늬 속에 밥 그릇 형태가 곳곳에 놓여 있다. 2006년 작가가 독일 드레스덴 미술대학에 유학 중일 때 고국에 있는 어머니가 매일 밥 한 그릇을 떠 놓고 딸의 건강을 빌었다고 한다. 이 작가는 "어머니가 내가 어딜 가든 굶지 않고 잘 지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마치 정화수를 떠 놓듯 그릇에 밥을 담았다고 한다"며 "그릇에 복(福)과 만수무강을 비는 문양을 새겨 넣었다"고 말했다.
![]() |
↑ 이준영 '하트 사슴' |
이번 전시에는 심영철 한국여류조각가회장과 회원 80여명의 작품이 어우러져 있다. 이미 고인이 된 김정숙, 윤영자를 비롯해 창립 회원들 작품도 선보인다. 남성이 쥐락펴락하는 조각계에서 작품성으로 승부해온 여성 조각가들의 창작 열정을 읽을 수 있다. 올해 창립 45주년을 맞은 한국여류조각가회는 매년 쉬지 않고 정기전을 열어왔으며 회원 300여명을 두고 있다.
![]() |
↑ 한국여류조각가회전 |
이번 전시는 지난 5월 28~6월 27일 경기도 양평 C아트뮤지엄 기획전을 이은 서울 행사다. 판매 수익 일부는 미혼모와 성매매경험여성 돕기에 쓰인다.
[전지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