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연장전 혈투…아쉬운 준우승

【 앵커멘트 】
우리 선수들 정말 잘 싸웠습니다.
우리 야구 대표팀이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일본에 3대5로 아쉽게 졌습니다.
첫 소식 김천홍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정말 아쉬운 한판이었습니다.

경기는 쫓고 쫓기는, 하라 일본 감독의 말대로 가히 '세기의 대결'이었습니다.

그러나 막판 이치로를 막지 못해 정상 문턱에서 눈물을 흘려야 했습니다.

선취점은 일본의 몫이었습니다.

선발 봉중근은 심리적 부담 때문인지 구위가 좋지 않았습니다.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이긴 했지만, 매 회 위기를 맞았습니다.

3회 초, 끝내 일본에 선취점을 내줬습니다.

나카지마의 내야 안타로 맞은 무사 1루 상황에서 고영민의 실책이 뼈아팠습니다.

아오키의 타구가 직선타 아웃되나 싶었지만, 공은 야속하게도 고영민의 글러브를 맞고 나왔습니다.

결국, 오가사와라에 1, 2루 간 안타를 허용하며 1점을 먼저 내줬습니다.

5회 초에는 나카지마의 볼넷과 아오키의 안타로 무사 1, 3루 위기를 맞았지만, 우리에게는 듬직한 정현욱이 있었습니다.

정현욱은 불 같은 강속구로 무사 1, 3루 위기를 깔끔하게 처리했습니다.

곧이어 추신수가 5회 말 선두타자로 나와 큼지막한 동점 홈런을 때렸습니다.

이후 경기는 도망가는 일본과 따라가는 우리의 팽팽한 힘겨루기 양상으로 진행됐습니다.

7회와 8회 각각 1점씩 허용했지만, 고비마다 호수비가 이어지며 대량 실점을 막았고, 타선도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습니다.

8회 말 이대호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따라가더니, 9회 말 이범호가 2사 후 극적인 동점타를 때려냈습니다.

그러나 동점의 기쁨도 잠시.

10회 초 공 하나의 선택이 승부를 갈랐습니다.

2사 1,3루에서 임창용이 이치로에게 던진 8구째 직구가 2타점 적시타로 연결됐습니다.

그리고 야속하게도 10회 말. 더 이상의 기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대표팀은 야구사에 남을 명승부를 연출하며 베이징 올림픽 우승과 이번 대회 결승 진출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몸으로 보여줬습니다.

이제 한국 야구는 세계의 중심에 확실히 우뚝 섰습니다.

mbn뉴스 김천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