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가 7년여만에 안팎을 모두 업그레이드한 신형 모닝을 내놓았다. 지난 24일 출시와 함께 제주도에서 운행해본 모닝은 경차 특유의 가벼운 운행감에 아기자기한 편의사항이 어우러진 느낌을 안겨줬다.
◆ 가속·주행 성능보다는 `연비`
경차의 선택 요인은 뭐니뭐니 해도 저렴한 출고가에 빵빵한 연비다. 신형 모닝은 신형 1.0 카파 엔진을 채택해 자동변속기 기준 리터당 19㎞의 연비를 자랑한다. 구형 모닝보다도 소폭 늘어났으며 경쟁 차종인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보다는 2㎞ 더 높다.
실제로 제주도 서귀포 일원 등지에서 90㎞ 내외의 거리를 시승한 결과 연비는 리터당 17㎞ 안팎을 기록했다. 주행 도로가 시내 근방이어서 고속, 고rpm 상황에서의 연비를 확인하진 못했지만 시내 주행시 이정도의 연비라면 만족할만한 수준이다.
운행 중 연비 상황은 계기판을 통해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속도계가 아날로그 방식인 반면 연비는 큼지막하게 디지털로 표시된다. 아래에는 연비에 따라 녹색, 흰색으로 색깔이 바뀌는 `ECO` 모드가 자리잡고 있다. 녹색을 유지한 상태로 운행하면 기름값 걱정은 한시름 놓을 수 있다.
◆ 내부 편의만 보면 `1000만원대 오피러스`
이번 신형 모닝에서 가장 두드러진 부분은 중형급도 부럽지 않을 고급 옵션이다. 시승에 사용된 차량은 거의 모든 옵션이 장착된 1450만원대 럭셔리 모델이었는데 웬만한 중형차 못지 않는 편의사항이 돋보였다.
운전대 하나만 해도 두가지 옵션이 제공된다. 추운 날씨에도 손이 시리지 않도록 열선을 내장시킬 수 있으며 저속시에는 부드럽게, 고속시에는 묵직하게 휠을 잡아주는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MDPS)을 선택할 수 있다. MDPS의 경우 운전대 만으로는 경차인지 중형차인지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쾌적한 느낌을 받았다.
썬루프도 앞좌석 실내등 위치에 작동 스위치가 있어 조작이 간편했다. 7인치 DMB 내비게이션의 경우 실내가 좁은 탓에 시선을 전방으로 유지하며 위치를 확인하기가 쉽진 않았지만 시원시원한 화면이 인상적이었다. 일부 조작 버튼을 화면 내부가 아닌 외부에 위치시켜 활용도도 높았다.
내부 인테리어와 편의사양 만큼은 "1000만원대 오피러스급"이라고 표현한 기아차측의 발언이 과장은 아니었다는 인상이다.
◆ 럭셔리 풀옵션보다 취향·용도에 맞는 선택 필요
그러나 럭셔리 풀옵션의 경우 1500만원에 육박할 정도로 가격이 치솟는 것은 분명 부담이다. 경차는 경차 특유의 목적과 수요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경차 구매층에게 있어서 가격은 비용 대비 효과로 따질 수 있는 부분이라기 보다는 구매의 `마지노선`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기아차측도 이 부분을 인지하고 1100만원대 모델이 가장 많이 팔릴 것
`최고급 경차`라는 느낌을 즐기며 후방 카메라, LED 외장 램프 등을 자랑할 수도 있겠지만 럭셔리 모델에 자동변속기를 추가한 정도가 경차의 기본 용도를 고려할 경우 가장 적당해 보인다. 이 경우 가격은 1230만원이 된다.
[김용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