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물가가 부쩍 올라 가족끼리 외식하기도 쉽지 않은데요.
모두가 어려울 때 싼 가격으로 행복함을 나눌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합니다.
황승택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기자 】
종로구 낙원동의 한 음식점
시어머니에게 가게를 물려받고 40년째 자리를 지켜온 권영희 사장이 정성스럽게 고은 국물로 만든 우거지 해장국을 손님에게 건넵니다.
공깃밥과 잘 익은 깍두기가 포함된 이 해장국은 17년 동안 1,500원을 유지하다 최근 500원 올라 2천 원
담백한 국물과 변함없는 맛 때문에 단골들도 평균 10년이 넘습니다.
▶ 인터뷰 : 이기현 / 서울시 동대문구
- "난 20년 됐는데 나는 짧은 거예요. 30년 40년 다닌 사람도 있어요. 국이 싸면서도 다른 데서 느끼지 못하는 맛과 매력이 있어요."
도매 시장에서 직접 재료를 떼오며 원가를 절감해 가격을 올리지 않았고 덕분에 대통령 표창까지 받았습니다.
▶ 인터뷰 : 권영희 / 해장국집 사장
- "손님들이 맛있고 싸게 잘 먹고 가신다고 하니까 보람 있죠. 내가 고마워야 하는데 손님들이 더 고마워하니까 보람 있고요 "
점심 시간을 맞아 붐비기 시작한 중로 숭인동에 자리 잡은 식당.
이곳에서는 자장면과 가락국수가 1인분에 천5백 원 입니다.
▶ 스탠딩 : 황승택 기자 / 트위터@hstneo
- "이 식당에서는 자장면과 단무지를 손님이 직접 다 날라야 하지만 6천 원으로 4명이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원가 절감을 위해 배달은 안 하고 다 먹은 그릇은 손님이 직접 반납해야 합니다.
비교할 수 없는 싼 가격 때문에 경기도에서도 손님이 찾아옵니다.
▶ 인터뷰 : 이덕용 / 경기도 시흥
- "3천 5백 원 이면 자장면에 소주까지 한 그릇 먹을 수 있어서 아주 좋아요."
재료 값이 폭등했지만 멀리서 찾아오는 손님을 생각하면 가격을 올릴 수 없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장현순 / 식당 사장
- "우리 식구끼리하고 시장에서 물건을 싸게 사니까 많이 팔 수는 있지만, 많이 남기지는 못해요. 그래도 생각만 하지 (가격을) 올리지는 못하고 있어요."
이익보다 손님을 걱정하는 넉넉한 주인의 인심이 고물가 시대에 더욱 빛나고 있습니다.
MBN뉴스 황승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