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카자흐스탄에서 사업에 성공해 1조 원 넘게 벌어들인 차용규 씨에 대해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선박왕 권혁 회장에 이어 추징 규모가 7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천상철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삼성그룹 간부 출신의 차용규 씨는 지난 2005년 자신이 대주주로 있던 세계 8위 구리 생산 업체인 '카작무스'의 지분을 팔아 1조 원의 수익을 거뒀습니다.
차 씨는 2008년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의 부자 1천 명'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한국인으로는 정몽준 의원과 함께 7위에 등극했습니다.
하지만, 차 씨는 주식 명의를 버진아일랜드 등 조세피난처의 서류상 회사로 옮겨 둬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말레이시아 라부안 등에 숨겨둔 자금을 국내로 들여와 거액의 부동산과 주식에 투자한 뒤 탈세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국세청이 이런 차 씨를 상대로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법인세와 종합소득세, 가산세 등을 포함해 7천억 원을 추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근 4천100억 원의 세금을 추징당한 '선박왕' 권 혁 회장을 뛰어넘는 사상 최대 규모입니다.
단순 탈세는 통상 20%의 가산세가 붙지만, 고의적인 탈세는 통상 가산세율이 40%로 올라갑니다.
국세청은 차 씨가 한국에서도 상당 기간을 실제 거주하고 있는 데다, 차 씨가 실질적 소유주로 알려진 부동산·주식 투자회사들도 국내에서 영업 중이라는 점을 근거로 과세를 자신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차 씨측은 국내에 1년에 채 한 달도 머무르지 않는다며 세금을 낼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사상 최대 규모 세금추징을 고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차씨가 몸담고 있던 삼성물산의 세무조사 과정에서 포착돼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삼성물산은 2004년 차 씨가 100% 대주주인 '페리 파트너스'에 '카작무스' 지분을 전량을 넘겼습니다.
이 때문에 차씨의 자금 출처에 대해 삼성 비자금, 현지 유력인사의 자금 등 여러 갈래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MBN뉴스 천상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