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소기업의 '상생', 우리 경제의 화두죠.
하지만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최근 설문에서, 중소기업들은 경제 침체보다 대기업과의 경쟁 때문에 훨씬 더 힘들다고 답했습니다.
임진택 기자입니다.
【 기자 】
서울 강남에 위치한 문구 도매상.
곳곳에는 팔지 못해 남은 재고들이 쌓여 있습니다.
고객이었던 대기업들이 오히려 자회사를 세워 시장에 뛰어드면서 매출이 급감했습니다.
궁여지책으로 갖다 놓은 커피가 주요 수입원이 됐을 정도.
20년째 일해오는 동안 요즘처럼 힘든 적이 없습니다.
▶ 인터뷰 : 강서호 / 문구 도매상 사장
- "우리 소매상 거래처가 160개였는데 지금은 30개, 자연소멸…저도 폐업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기있는 물건들은 어떻게되나요?) 반품할 수 있는 것도 있고 안되는 것들은 버려야죠. "
사회적 화두가 된 동반성장.
하지만 중소기업에게는 아직도 먼 나라 얘기입니다.
최근 조사에서 유통 관련 중소기업 10개중 7개가 정부의 동반성장 정책이 미흡하다고 답했습니다.
상생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도 악화됐다는 응답이 더 많았습니다.
중기 10개 중 9개는 대기업이 해당 시장에 진출한 이후 매출이 평균 40%나 줄었다고 답했습니다.
사업을 아예 접거나 대기업이 진출하지 않은 쪽으로 업종 전환을 고려하고 있는 곳도 상당수였습니다.
▶ 인터뷰 : 황재규 / 중기중앙회 조사통계팀장
- "선진국에서는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함께해야 같이 발전한다는 인식이 확산돼 있습니다. 그리나 우리는 대기업들이 어려움은 중소기업에게 전가시키고 홀로 성장 발전할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스탠딩 : 임진택 / 기자
- "취업자 10명 중 9명은 중소기업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이 어렵다는 건 우리 서민 경제 전체가 힘들다는 것과 같은 말입니다. MBN뉴스 임진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