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영업 중인 외국계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이 부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한업체당 1년 기부금이 260만원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윤석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8월 5천억 원을 출자해 나눔 재단을 설립한 범 현대가.
역시 수천억 원 규모의 사회공헌 재단을 운영하고 있는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
국내 기업들은 점점 커지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론에 자의든 타의든 사회공헌 활동의 폭과 깊이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엄치성 / 전경련 사회공헌본부 상무
- "(최근 몇 년간) 우리 기업들의 사회공헌 지출액이 매년 평균 20% 이상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취지에서 사회공헌 지출액을 늘리는 것 같습니다."
반면, 외국계 기업들은 사회공헌 활동에는 무관심한 게 현실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에 신고된 1천400여 개 외국법인이 낸 기부금은 모두 합해야 36억 7천만 원으로 업체당 평균 260만 원에 불과합니다.
낼 여력이 없는 것도 아닌 게 이들이 지난해 이런저런 명목으로 쓴 접대비는 622억 원으로, 기부금의 17배에 달했습니다.
▶ 인터뷰 : 이혜훈 / 한나라당 의원
- "자국에서는 사회공헌 활동을 많이 하면서 우리나라에서는 엄청난 수익을 올리기 위해 접대비는 많이 쓰면서 접대비의 4%밖에 기부금을 안 내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에 대한 존중이나 배려, 인식이 부족한 것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외국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달리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이들의 국내 매출 규모와 세금 납부 실적 등을 고려하면 이미 우리 사회에 충분한 역할을 했다는 의견입니다.
▶ 인터뷰 : 전성철 / 세계경영연구원 회장
- "삼성, 현대 등 몇 십조, 몇 백조 원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들이 사회공헌을 하는데 외국계 기업은 왜 안 하느냐 하는 건 비슷한 규모의 한국 기업들이 얼마나 사회적 공헌을 하느냐 하는 기준으로 비교해야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배당과 자본 유출로 자주 도마 위에 오르는 외국계 기업들이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사회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부족하다는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MBN뉴스 윤석정입니다.